국토부가 국민들이 자동차사고 환자 입·통원 가이드라인 제정에 공감하고 있다는 설문조사를 내놓고 제도를 밀어붙일 태세다.
이에 대해 의협은 왜곡된 방식의 조사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국토해양부는 오는 22일 열리는 자동차사고 환자 입·통원 가이드라인 관련 공청회에서 일반 국민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국토해양부가 설문조사 기관에 의뢰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자동차사고 환자 입·통원 가이드라인에 대해 자동차사고 가해자는 90.9%, 피해자는 83.5%가 수용의사를 밝혔다.
또한 가이드라인을 보험 약관에 삽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79.2%, 가이드라인을 규범화해 강제력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는 응답이 58%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사고 환자의 병원 진료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치료가 많다는 의견이 56.8%, 미흡하다가 19.2%, 적절하다는 응답은 15.8%를 차지했다.
또 자동차보험 진료수가가 높아 의료기관이 수익 증대를 위해 교통사고 환자의 입원을 권유하고 있다는 질문에는 73.9%가 동의를 표했다.
의료기관의 과잉진료가 보험료 인상의 원인이라는 질문에는 77%가 동의했고, 위장된 경증환자로 인한 일반 보험가입자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질문에는 89.6%가 지지의사를 보였다.
설문조사를 실시한 'Research & Research'사는 "입, 통원 가이드라인에 대해 사회 전반에서 높은 공감을 보이고 있다"면서 "대국민 홍보가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일반 국민들의 경우 법제화에 대한 반대 여론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의협 자동차보험협의회 나춘균 회장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여론조사를 반박하고 나섰다.
나 회장은 "지나치게 보험사의 적자, 피해자와 의사들의 도덕적 해이, 일본에 비해 입원률 10배, 병실 부재자 환자 문제들만 부각시켜 조사의 신뢰가 떨어진다"면서 "조사 대상자들의 이해 부족 상태에서 설문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이드라인은 무상의료 국가나 사회주의 국가에서 사용하는 제도이지만, 이를 강제하지는 않는다"면서 "국토해양부는 강제보험이 아닌 자동차보험에 앞장 서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겠다고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자보협의회 분석에 따르면 단기 6개월간 국내 주요 7개 자보사들의 흑자액은 ▲삼성화재 6300억원 ▲현대해상·동부화재 2900억원 ▲LIG 1500억원 ▲메리츠화재 1100억원 ▲한화 400억원 ▲롯데화재 100억원 등 모두 1조 5600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나 회장은 "삼성화재의 6300억원의 흑자는 1년치 병·의원의 자동차보험 환자 치료비에 해당한다"면서 "교통사고의 대부분이 경증환자이고 병·의원의 총 치료비가 총보험수입의 7%에 불과한데도 적자 운운하는 것은 제도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