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설 연휴가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개원의들의 표정이 밝지 못하다.
설을 맞이해 직원들에게 명절 휴가비라도 주고 싶지만 올해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19일 개원가에 따르면 개원의 상당수가 극심한 경기침체 여파로 내원 환자가 줄어 병원 매출이 감소하면서 올해 명절 휴가비를 지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특히 경기 불황으로 직격탄을 맞은 미용, 성형 등 비급여 진료과 개원의들은 예년보다 추운 명절을 맞이하고 있다.
S성형외과 김모 원장은 지난해 20만원씩 지급했던 휴가비를 10만원으로 줄였다. 직원들에게도 양해를 구했다.
그나마 김 원장은 형편이 좋은 편. J피부과 이모 원장은 직원들 명절 휴가비는 커녕 월급도 겨우 줬다면서 울상이었다.
이 원장은 "동료 의사들을 보더라도 병원 경영에 허덕이는 사례가 많아 다들 휴가비 지급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반면, 환자가 줄고 매출이 줄었지만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예년과 다름없이 휴가비를 지급하는 개원의도 있다.
차라리 다른 부분에서 비용을 절감해서라도 휴가비는 지급하겠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잠실 R성형외과 이모 원장은 "그래도 직원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휴가비를 줄이거나 없앨 생각은 없다"면서 "내가 그만큼 해주면 직원들도 작은 선물을 건네기 때문에 서로의 정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강모 이비인후과 원장은 10만원선에서 휴가비나 선물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연휴도 짧은데 휴가비라도 줘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올해도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내과 개원의는 "꼭 돈을 줘서 맛이 아니라 원장이 직원들을 배려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병원 분위기도 화기애애해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우리 병원에 좋은 일"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