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제 폐지안를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의대생들은 인턴 폐지에 반발하고 있고, 정부와 의학계 역시 이들을 설득할 근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인턴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10여년 전부터 제기돼온 사안이며, 지난해 복지부가 대한의학회에 발주한 연구용역 보고서에서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냈다.
그러자 복지부는 이 안을 토대로 인턴을 폐지한 레지던트 5년(NR-1+4년)제를 2014년 3월 시행한다는 전문의 수련 및 자격인정 규정 개정안을 2월 중 입법예고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복지부의 입법예고 움직임에 대해 의대생 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대두되자 일단 급제동이 걸린 상태다.
문제는 인턴제 폐지를 전제로 2014년부터 '한시적으로' 레지던트 5년제를 시행할 예정이지만 이 시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되면 전공의 수련기간이 언제 단축될지 모호해진다. 10년이 걸릴지, 3년이 걸릴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인턴제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수련교육 개편뿐만 아니라 의대 및 의전원 실습교육의 대폭 강화가 필수적이다. 이 역시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다소 뒤늦긴 했지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협회(KAMC)는 최근 정기총회에서 울산대 이재담 의무부총장을 중심으로 11명으로 구성된 인턴제 폐지 대응 TFT를 구성했다.
TFT는 인턴제 폐지에 따른 의학교육의 현안과 학생인턴제 도입 방안 및 국시 실기 대책 등을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복지부와 의학계가 이런 중차대한 인턴 폐지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아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복지부는 인턴 폐지 고시 개정안을 발표하기 이전에 향후 수련제도 개선 청사진을 제시하고, 각계의 의견부터 수렴하려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