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정신의료기관협회(회장 이병관)는 전국의 모든 정신병원 의료정보시스템(OCS/EMR)을 하나로 통합할 계획이다.
정신요법 및 각종 진료 프로그램을 표준화할 경우 부당청구로 인한 피해를 사전 예방하고, 수가 변경 신속 대응, 인건비 절감 등을 꾀할 수 있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협회 홍상표 사무총장은 18일 "정신병원은 정신요법 및 각종 진료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정형화된 서식이나 표준화된 시스템이 부재하다"면서 "이 때문에 최근 2~3년간 현지조사에서 부당청구로 적발되는 사례가 빈번한 실정"이라고 환기시켰다.
부당청구 사실이 확인되면 부당금액 전체가 환수될 뿐만 아니라 업무정지 또는 과징금 처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엄청난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또 홍 사무총장은 "의료급여 정신과 차등정액수가제가 시행된 이후 의료인력 인건비가 급상승한 반면 수가가 낮아 정신병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TFT를 발족, 정신병원의 의료정보관리시스템(OCS/EMR)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
전국의 모든 정신병원들이 의료정보관리시스템을 통합하면 여러 이점이 있다.
당장 요양급여 청구 자료 제출 데이터화를 표준화함으로써 현지조사에 대한 부담감을 해소하고, 부당청구를 방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복지부의 요양급여기준, 관련 법규 및 서식이 변경되더라도 즉시 시스템에 반영해 자동 업데이트 시킬 수 있어 제도 변화에 신속 대응하지 못해 부당청구로 몰리는 문제를 막을 수도 있다.
또한 전체 정신병원이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전자서명이 된 EMR을 이용 가능한 장점도 있다. 전자서명이 첨부되지 않은 EMR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업무정지 1년 처분을 받는다.
홍 사무총장은 "의료정보관리시스템은 병원 운영자, 의사, 간호사, 전문요원, 정부 관련부서 모두에게 업무 효율성을 높여줄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환자들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도 협회의 의료정보관리시스템 통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복지부 보험평가과 이태근 과장은 얼마전 협회 학술대회에 참석해 "현 시점에서 볼 때 병원이나 정부 관련부서 모두가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분야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모처럼 정신의료기관협회와 전국 정신병원들이 심기일전해 함께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정신병원과 정부, 심평원 등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제도로 정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 사무총장은 "이 시스템을 조기 정착시키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심사평가원에 데이터 베이스를 제공하고 업무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급여청구시 즉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지난 1월 하순 세미나에서 전국 정신병원 실무책임자를 대상으로 기본 계획을 설명한 바 있고, 2월 학술대회를 열어 의료정보시스템 통합 연구조사 발표, 현장사례 및 사용 현황 등을 토론한 바 있다.
당시 학술대회에 참석한 대다수 정신병원들이 통합시스템 도입 의사를 피력한 상태여서 이 사업이 성공하면 다른 협회에서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신의료기관협회는 현재 모범시스템을 보급판으로 제작 완료 했으며, 19일부터 이달 30일까지 2주 동안 전국 정신병원을 대상으로 도입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