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5일 대한의사협회 선거가 10년 만에 간선제로 실시됐다. 간선제 실시로 전공의들의 참여 저조를 우려했지만 전공의들의 참석률이 90%에 가까워 의료개혁의 갈망을 입증해보였다.
그 결과 총 유효표 1430표 중 58.7%인 839표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노환규 후보자가 당선되었다. 어느 때보다 어려운 의료계 상황 속에서 새로운 수장으로서 민의를 배반하지 않길 바라며, 노환규 의협 회장 당선자에게 깊은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위기의 의료계를 살릴 노환규 당선자의 여러 공약이 많은 회원들의 마음을 움직였을거라 사료 되지만, 의협 직역단체인 전공의협의회 회장으로서 몇 가지 제언을 드린다.
첫째, 의협회장‧대의원‧각시도의사회장 선거의 직선제 전환이다.
이번 선거가 간선제로 치러짐에 따라 많은 회원들이 직선제로의 개정을 갈망하였고, 노환규 당선자도 직선제 전환을 대표적인 공약으로 내세웠다. 선거 개정안 이슈가 회원들의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대표적인 인터넷 의사 커뮤니티에서의 소통이 이번 선거의 판세를 뒤 흔들었다는 데에는 별다른 이의가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이 정보통신기술 발달에 따라 회원들의 접근도가 높고 의견을 적극 개진할 수 있는 인터넷, 모바일을 적극 활용해 비용도 저렴하고 선거권자도 편하게 투표할 수 있는 새로운 선거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요청한다.
이는 그간 우려되었던 직선제 선거제도의 비용 문제와 저조한 투표율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방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전공의 3,4년차 응급실 당직 강제화에 대한 대책 마련이다.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지난 2011년 8월 통과 되었다. 이는 '전공의 3~4년차 응급실 당직 강제'라는 독소조항을 품고 있어 문제의 소지가 있지만 36대 의협집행부는 통과 사실 조차 몰라 현재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이 전무한 상황이다.
더욱이 8월, 시행을 앞둬 큰 혼란이 예상되며 따라서 병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준비 없는 졸속 시행이 전공의 수련환경과 근무 여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명약관화 한 바, 새 집행부는 깊은 관심과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힘껏 애써 주길 바란다.
셋째, 수련 신임평가기구의 제3의 기관 이전이다.
전공의 수련실태 현황에 따르면 여전히 50% 이상의 전공의들이 주당 100시간 이상의 과중한 근무에 시달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근무시간이 단축되어도 과중한 업무 환경 개선 여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경영자 단체인 병원협회 아래 수련신임평가기구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경제인연합회인 전경련 아래 노동청이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으로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이해가 안 되는 시스템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수련신임평가기구를 제3의 기관으로 이전시켜야만 한다. 이는 의협의 강력한 의지와 추진력이 전제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넷째, 전공의 노동조합의 활성화이다.
전공의 노동조합은 2005년 결성되었다. 하지만 활성화되지 못해 사장되어있는 상황으로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 따라 전공의협의회에서는 전공의 노동조합의 기능을 일부 대신해 회원들의 다양한 민원처리를 해주고 있다.
하지만 전공의 민원에는 다수가 사회적 상식에 어긋나는 심각한 내용들의 민원들이 산재한다. 협의회 차원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해결의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는 노동조합이 활성화 되지 않아 단체교섭권이 없기 때문에 비롯되는 것으로 노동조합의 활성화가 시급하다.
하지만 전공의협의회가 독자적으로 노동조합을 활성화 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의협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며 이를 부탁하는 바이다.
다섯째, 젊은 의사조직에 대한 후원이다.
현재 젊은의사조직은 전공의협의회, 공보의협의회가 있고 의대생 조직인 의과대학‧의전원 협의회가 있다. 이 세 단체는 향후 의료계의 미래이고 어찌 보면 변화하는 의료환경에 가장 취약한 회원들의 대표 단체이다.
현재 3단체가 서로 협력하여 조직화에 힘쓰고 있으나 기반이 약한 상태인지라 현재 전무한 유관단체에서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최근 의협에 지원예산을 신청하였으나 각하된 상태이다.
따라서 새 집행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드리는 바이다.
현재 의료계는 산적한 현안이 매우 많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노환규 당선자가 의료계의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노환규 당선자가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은 젊은의사가 바로 의료계의 미래라는 점이다. 따라서 새로 꾸려지는 의협 집행부에서 젊은 의사의 후원을 아낌없이 실행해 의료계의 미래를 보다 밝게 열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