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중앙윤리위원회 박호진 위원장에 대해 의사들이 끔찍한 테러를 자행했다. 실로 충격적이다.
의협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달 노환규 의협회장 당선자에게 회원 자격 정지 2년 중징계 결정을 내리고, 이를 의협회장 선거 직후 통보했다. 노 당선자가 과거 의협 임시대의원총회에 난입해 인사말을 하고 있던 경만호 회장에게 계란을 투척한 사건에 대해 이런 결정을 한 것이다.
박호진 위원장은 이같은 처분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직후부터 의사들로부터 엄청난 사이버 테러와 문자, 전화를 통한 폭언에 시달렸다고 한다. 박 위원장이 제시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난무하다. 여기에다 병원 직원, 그의 아내까지 폭언에 시달렸다.
박 위원장은 "이제는 돌아가신 부모님과 애들까지 거론하며 폭언을 쏟아붓고 있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고 심각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결국 그는 포털사이트에서의 명예훼손 글과 전화, 음성메시지를 통한 막말, 욕설 건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을 놓고 보면 노 당선자에 대한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 과정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율성과 권위를 인정받아야 할 윤리위원에 대한 집단 공격은 비이성적일 뿐만 아니라 의료전문가집단답지 못한 부끄러운 행동이다.
이런 선례를 남긴 상황에서 누가 윤리위원을 맡아 의사들을 향해 자정활동을 할 수 있겠는가. 의협은 이번 기회에 다시는 이런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중앙윤리위원회 규정을 정비하고 의료계 윤리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