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험제도 근간을 바꿀 수도 있고, 흔들 수도 있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부가 소통없이 강행하는 것이 답답했다. 편지를 직접쓰는 것이 답답함을 전달하는 가장 학생다운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전국의대·의전원학생협회 남기훈 의장(고려의대 본과3)과 고대의대 이성우 학생회장, 연대의대 정세용 학생회장은 5일 복지부장관에게 편지를 전달하려고 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들을 포함한 의대생 70여명은 5일 고려대 하나스퀘어 대강당에서 보건복지부 임채민 장관이 특강하자 포괄수가제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남 의장이 자필로 작성한 서한을 임 장관에게 직접 전달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자 복지부 부대변인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하는데 그쳐야 했다.
남 의장은 "서한 전달은 의대협 대의원회를 거쳐 결정한 방법이다. 모든 의대생에게 동의를 구하진 못했지만 1만 7000명의 학생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복지부가 절차적인 문제를 들어 장관에게 직접 전달하지 못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의사협회나 전국의사총연합의 지원을 받은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절대 아니다. 현실이 답답해서 학생들이 스스로 나온 것이다"고 못박았다.
이들은 포괄수가제에 대한 생각도 거침없이 밝혔다.
남 의장은 "짧은 의학지식으로도 포괄수가제가 부당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쉽게 통과돼 버렸다. 짧게는 1년, 길게는 2~3년 안에 의사가 돼 의료행위를 할 때 영향을 받을 사람들이 우리 학생들이다"고 말했다.
고려의대 이성우 회장은 "환자와 제일 가까이 있는 게 의사다. 포괄수가제 강행에 의사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화가 났다. 의대 내부에서도 학생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의대생은 아직 사회에 나온 사람도 아니고, 이익 집단도 아니다. 진정성을 표현하려고 이번 시위와 서한 전달을 계획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세의대 정세용 회장도 "침묵 시위와 서한 전달을 급박하게 진행했음에도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줬다. 이는 의사 사회에 큰 문제라는 것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희망을 느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