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나와있는 허리 디스크용 카테터 중에 쓸만한 게 별로 없었습니다.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어서 직접 카테터 개발에 참여하게 됐죠."
수술용 의료기기의 성패는 실제 수술에서의 활용도가 얼마나 높냐에 달렸다.
설계자가 '공학적 관점'에서만 기기를 디자인 하다보면 정작 수술에서는 쓰기 힘든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기 때문이다.
보라매병원 심성은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1년여간 디스크 치료용 카테터 개발에 참여, 가시적인 결과물을 얻어냈다.
기존의 잘 휘어지지 않는 직선형 카테터를 보완해 360도 회전이 가능한 카테터(제품명 예스디스크)를 개발한 것.
목표 부위에 정확히 접근하지 못하는 기존 제품의 단점을 말끔히 씻어냈다.
심성은 교수는 "시장에서 제대로 된 디스크용 카테터에 대한 욕구는 많았지만 이를 해결해 주는 업체가 없었다"며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어 디스크 수술기기 업체인 엠케어와 손잡고 개발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디스크 치료용 카테터의 주류는 미국산 제품. 문제는 카테터가 180도 정도만 휘어져 치료할 부위를 찾아가지 못해 10%정도의 환자에게만 시술이 가능했다.
심 교수는 "예스디스크 개발로 디스크 수핵탈출증과 섬유륜 파열증 등 허리디스크 환자의 적응증을 80%까지 끌어올렸다"며 "나름 획기적인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두개의 조그 휠로 전·후진 조정과 360도 회전이 가능해 졌다"며 "시술시 척추 지지 근육과 신경 손상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춘 점도 장점이다"고 전했다.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 가능성 역시 높게 평가했다.
그는 "특허를 염두에 두고 개발해 현재 7개 특허를 출원 중에 있다"며 "요즘은 해외에서도 한국 특허 여부를 확인하게 돼 있기 때문에 카피 제품이 나오는 것을 미리 방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종 목표는 미국 시장 공략이다"며 "현재로는 대체할 수 있는 기기가 없고 기존 제품과 비슷한 가격 수준이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심 교수는 "예스디스크를 사용한 임상 결과를 모으고 있어 이르면 추계학술대회에서 그 결과를 발표하겠다"며 "절개를 해야만 하는 수술을 대신해 최소 침습법 디스크 수술이 활성화 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