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차원에서 '비만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살 빼는 약' 발매를 승인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27일 아레나 제약의 비만치료제 '로카세린'을 승인했고, 이는 '벨비크(Belviq)'라는 이름으로 판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의 이번 승인은 1999년 4월 스위스계 다국적 제약사인 로슈사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공인 비만치료제 '제니칼' 이후 처음이다.
FDA에 따르면 벨비크는 하루에 2번 복용하게 되며, 뇌로 전달되는 식욕 관련 호르몬 세로토닌의 수준에 영향을 미쳐 식욕을 억제하고 대사를 빠르게 한다.
8000명의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에게 1~2년간 실험한 결과 평균적으로 1년간 체중이 3~3.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벨비크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비만환자와 BMI 27 이상의 과체중 성인 중에서 고혈압, 제 2형 당뇨병, 또는 고콜레스테롤 중 최소 하나의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 한해서만 사용이 승인됐다.
자넷 우드콕 FDA 약물평가 및 연구센터(CDER) 소장은 "비만이 전체적으로 미국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주요한 공공의 건강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건강한 식생활, 생활습관과 함께 벨비크를 복용한다면 비만·과체중에 훌륭한 치료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성명서에 발표했다.
FDA는 "이 약이 주의력 결핍이나 기억력 저하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항우울제나 편두통제와 함께 복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벨비크는 2010년 허가 신청 때는 동물실험에서 일부 발생한 종양과 사람에서의 심장질환의 발생 우려 등 때문에 승인을 받지 못했다.
벨비크는 1997년 심장판막의 손상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퇴출된 휀-펜(fen-phen) 식이조절복합제와 부분적으로 같은 작용기전을 갖는다.
하지만 회사측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할 새로운 자료를 제출하였으며,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FDA 자문위원회는 지난 5월 찬성 18, 반대 4로 FDA에 승인을 건의했다.
이는 인체에 대한 안정성이 검증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 미국 정부가 비만을 '국가 보건상의 위기'로 규정하고 비만 퇴치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도 반영된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비만을 더 이상 의지력 부족 같은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국가 문제로 접근하면서, 비만을 유발하는 사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쪽으로 논의를 모으고 있다.
한편으로 아레나 회사측은 약물의 안정성 검증을 위한 1개의 심혈관질환 위험도 검증연구를 포함한 6개의 부가적인 연구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FDA는 밝혔다.
벨비크의 시판가격이나 시기가 언제일지는 아직 모른다고 회사측은 말하고 있으나 지난 수요일 아레나의 사장 Jack Lief는 CNBC와의 회견에서 벨비크의 가격은 뉴욕 스타벅스 벤티라떼의 가격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