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계의 양대 산맥인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의 갈등이 점점 더 극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때로는 비판하고 견제하며 각자의 역할을 지켜오던 두 단체는 의사노조 설립과 신임평가업무를 두고 평행선을 걷기 시작했고 이제는 감정싸움로 번져 완전히 고개를 돌린 상태다.
이러한 갈등 가운데 이제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전공의들과 병원의사협의회 등도 의견을 달리하며 각자의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사실상 개원의와 교수, 전공의, 봉직의가 모두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독자노선을 선택한 것이다.
같은 의사 직종이지만 각자가 처한 위치가 다르다는 점에서 이같은 움직임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의사는 불과 10만명에 불과한 전문가 집단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현상은 결코 권리 신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부분이다.
실제로 정부는 현재 포괄수가제, 영상수가 인하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건강보험 재정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의사 사회가 사분오열로 찢어져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 과연 복지부가 어떠한 표정을 지을지 상상해볼 일이다.
설사 자신과 의견이 맞지 않는다면 설득과 이해가 우선이다. 굳이 갈등을 밖으로 표출해 결속력이 약하다는 사실을 드러낼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이러한 갈등이 밖으로 드러나면서 현재 의료 정책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유심이 지켜봐야 한다. 싸우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싸울 수 밖에 없다면 '싸움의 기술'이 필요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