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는 의료계의 과거의 다양한 모습을 짚어보고 이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기 위해 'Back to the 의료계'를 연재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최근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이 의사 권리 확보를 기치로 의사노조 설립을 추진하면서 사상 첫 의사 노동조합인 전공의 노조가 다시 조명받고 있다.
전공의들은 전공의 노조 재출범을 공식화하며 의사 노조 설립에 선봉을 자처하고 있지만 6년간의 행보를 되돌아보고 타산지석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내 최초 의사 노동조합인 전공의 노조는 지난 2006년 6월 30일 처음으로 돛을 올렸다.
당시 이혁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전공의노조 설립 준비위원회는 노동부를 찾아 11명의 발기인의 명단을 적은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했고, 그날 바로 승인이 떨어져 사상 첫 의사노조 설립이 확정됐다.
사실 전공의노조가 태동하는 과정도 그리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상 첫 노조라는 반감에 지금의 논란과 갈등과는 비교가 되지 않은 산통을 겪으며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이로 인해 2000년부터 논의되던 전공의 노조는 2004년 임동권 전 대전협 회장대에 와서야 설립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바통을 이어받은 이혁 전 대전협 회장이 2005년 조성현 당시 대전협 정책이사를 노조설립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하며 설립이 가시화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조 위원장이 돌연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전공의 노조 설립은 또 다시 위기에 빠져들었다.
특히 노조 설립을 강하게 주창하던 강경파의 리더인 조성현 위원장이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사퇴를 결심하면서 전공의들은 크게 동요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이혁 전 회장은 직접 위원장을 맡아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나섰고 각 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2006년 5월 노조설립신고서를 완성해 의료계에 통보하기 이른다.
하지만 이에 위기를 느낀 대한병원협회는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당시 김철수 병협회장은 전공의들과 충분히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노조설립 유보를 요구하고 나섰고 이혁 전 회장도 이러한 제안에 일부 동의해 노조 설립이 무산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협상은 계속해서 지지부진하게 늘어졌고 결국 대전협은 병협에 7대 요구안을 전달하고 이를 이행할 것을 주문했지만 병협이 이를 거부하면서 노조설립신고서는 노동부에 접수됐다.
그러나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전공의 노조는 그 뜻을 이루지 못한 채 6년이 지나는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우선 조합원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운영에 한계가 있었고 대전협과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목소리를 내는데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공의노조 창립을 주도했던 한 인사는 "당시 설립이 우선이라는 결과론에 치우쳐 설립 이념과 역할을 정립하지 못한 것이 한계로 남았다"며 "이러한 문제점이 충분히 드러난 만큼 후배들은 뼈아픈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노환규 의협회장의 의사 노조 설립 발언에 힘을 얻은 전공의들이 다시 한번 노조 활성화를 주창하고 나섰다.
전공의들의 세를 과시해 불합리한 수련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대전협은 노조 활성화 TF팀을 꾸리는 등 상시적인 조직을 구성해 노조를 부흥시키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대전협 김일호 회장은 "그 어느때 보다 노조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전공의들이 많은 만큼 보다 많은 조합원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