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의 안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결국 경험이 문제죠. 수술건수가 쌓이면 로봇수술의 장점이 무궁무진합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최영득 교수는 로봇수술의 미래를 이같이 조망했다.
로봇수술에 경험이 많은 의사들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장점이 부각되며 그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최 교수는 17일 "결국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로봇수술 모두 종양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이라며 "그저 기구와 시야의 차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로봇수술는 수술 주변 구조를 해부학적으로 관찰하는데 개복수술보다 훨씬 유리하다"며 "경험을 통해 이 장점을 얼마나 살리느냐가 로봇수술의 효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영득 교수는 지난해만 전립선암 수술을 1065례나 시행했으며 이중에서 로봇수술 건수가 무려 885례(83.1%)에 달하는 로봇수술 전문가다.
최 교수는 "지난 2005년 로봇수술이 국내에 도입될 때만 해도 3주에 2건 정도만 전립선암 수술에 활용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하루에 6~7 케이스씩 수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로봇수술의 장점은 무엇일까.
우선 수술부위를 정확히 제거할 수 있다는 점과 개복수술보다 시야 확보가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로봇을 활용하면 종양주변의 혈관과 신경 및 혈관 등을 쉽게 확인 할 수 있다"며 "해부학적 구조를 정확히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정확하게 환부를 도려내고 잔존 부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수술법이 복막외 접근법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복막외 접근법을 활용할 경우 절개부위가 작고 개복에 비해 더욱 확대된 시야에서 섬세하게 수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복막을 유지할 수 있어 장 손상이 일어날 확률이 적은데다 가스나 출혈 등에 의한 위험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는 "로봇수술이 처음 도입될 때만해도 경복막 접근법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복부를 거치지 않는 복막 외 방법이 대세"라며 "일부 골반에 심한 손상이 있었던 경우에만 경복막 접근법으로 로봇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 교수는 이같은 장점이 충분한 경험을 쌓은 후에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외과의사는 경험이 수술의 완성도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최영득 교수는 "로봇수술은 풍부한 개복수술 경험을 토대로 로봇 기구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을때까지 많은 경험을 쌓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며 "개복수술의 또한 경험이 축적될수록 수술시간이 짧아지고 퇴원 기간도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로봇 수술이냐 개복수술이냐 하는 논란은 이제 큰 의미가 없다"며 "외과 의사는 어느 것이 환자에게 도움이 되느냐를 확실하게 판단하기 위해 개복수술과 로봇수술 모두 전문가가 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