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의사 출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본부장으로 관심을 모았던 선경 교수(흉부외과)가 지난 2년간의 R&D진흥본부장직을 마무리 짓고, 지난 1일부터 고대 안암병원으로 복귀했다.
선경 교수는 10일 발행된 고대 의대 e-뉴스레터에서 지난 진흥원에서의 성과와 짧은 소회를 밝혔다.
그가 R&D진흥본부장직을 맡으면서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연구비가 전문적이고 공정하게 배분되도록 하는 것.
그는 "과제 선정을 위한 평가위원을 구성할 때 해당 분야를 잘 아는 전문가로만 구성하면 학연 등의 친분 관계에 영향을 받고, 공정성만 강조하면 다른 분야의 비전문가가 배정돼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이를 위해 그는 'e-R&D 전산시스템'과 '상피제도'를 도입했다.
평가 대상 연구와 관련된 키워드를 입력해 수백 명의 평가위원 후보를 추출하고, 그 중에서 연구자와 선후배, 동료 등의 상관관계가 있는 후보는 제외해 나가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전문성이 있으면서도 공정한 심사위원을 추대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선 교수는 보건복지부 연구지원 사업을 전면개편한 것 이외에도 연구중심병원 프로젝트 기획, 범부처 의료기기 개발 기획, 줄기세포 사업 확대, 부처간 연계 연구시스템 도입, HT Forum 민간주도 이전, 진흥원 전략기획단 신설, 보건의료 R&D관리체계 개편 등을 추진해 주목받았다.
이렇게 HT 분야연구비로 3000억원이 그의 손을 거친 결과 최근 복지부 R&D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으로 복귀한 그는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 고대의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KU-KIST School 프로그램에 '학연교수'로 선발된 것. 그는 고대의대 교수임과 동시에 KIST 연구원으로 연구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선경 교수는 "복지부에서 연임 제의가 몇 차례 있었지만 더 훌륭한 분들이 올 수 있도록 정중히 거절했다"면서 "의과대학 교수의 본분에 충실해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