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만 부딪혀도 뼈가 부러지는 골형성 부전증 환아를 정맥 마취만 진행하며 간이식에 성공해 화제다. 세계 어디에서도 보고된 적 없는 첫 성과다.
서울대병원 외과 간이식팀은 최근 골형성 부전증 환자의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에 수술을 진행한 환아는 생후 4일부터 배가 불러오고 황달이 지속되는 담즙성 간경변증으로 고통받아 왔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뼈가 약하고 척추와 팔다리가 변형되는 골격계 희귀 난치성 질환인 골형성 부전증을 앓고 있어 수술이 힘들었던 상황.
그러나 서울대병원 간이식팀은 무려 8시간의 대수술 끝에 환아 어머니의 간을 무사히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실제로 이식 당시 환아는 뼈가 매우 약해서 여러 번의 골절을 겪었고 양팔과 양다리에 골절로 인한 골변형과 뇌출혈 혈흔을 가진 상태였다.
이에 따라 이식팀은 늑골 골절로 인한 합병증을 막고, 수술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견인기를 사용하지 않고 절개한 피부만 고정한 채 수술을 진행했다.
특히 골형성 부전증 환자는 흡입 마취시 악성 고열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이식팀은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는 정맥 마취만 하고 간이식에 들어갔다.
정맥 마취는 마취제를 직접 정맥에 주입시키는 방법으로 마취 효과가 빠르지만 호흡 억제 작용이 있고 진통 효과가 적어 통증이 강하지 않는 단시간의 수술에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극한 상황에서도 이식팀은 대정맥 전체를 일시적으로 격리하고 아기의 간 전체를 제거하고 어머니의 간 좌측엽 일부(간 8분절 중 2개)를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수술을 집도한 이남준 교수(외과)는 "선천성 골형성 부전증 환자는 혈관이 약해 수술 중 출혈이나 추가적인 골절의 위험이 높다"며 "또한 장시간의 마취에 의한 예고 없는 악성 고열증을 동반할 수 있어 많은 주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에 따라 마취과, 성형외과, 소아청소년과, 소아정형외과, 소아중환자실과 함께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한 결과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병원 간이식팀은 1988년 국내 최초로 14세 여아에게 뇌사자 간이식 성공을 필두로 1998년 국내 최초 뇌사자 분할 간이식 성공, 2007년 세계 최초 복강경 이용기증자 간우엽절제술 등을 성공하며 간이식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