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야, 어떤 조직에서도 과도기적 진통은 늘 수반된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로봇수술이 호되게 홍역을 치르고 있다.
최근 논란이 확산된 것은 의사협회장이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 80%가 사망했다는 발언에서 시작됐다.
이후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거론되면서 급기야 복지부는 로봇수술의 안전성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정말로 로봇수술은 당장에 중단해야 할 위험한 것일까.
복지부의 실태조사 발표에 일부 대학병원 교수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얼마 전 만난 한 비뇨기과 교수는 "로봇수술을 하지 않고 있지만, 효과성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산부인과 교수는 "개복수술과 비교해 수술의 정교함, 의료인력의 최소화, 빠른 회복 등 분명 메리트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로봇수술은 세계적으로 효과성이 입증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대중화 단계를 걷고 있다.
미국의 경우 수술로봇 보급이 확산되면서 수술비 부담도 크게 줄었다. 일반 수술과 비슷하거나 심지어 그보다 저렴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일각에선 불필요한 로봇수술을 실시해 환자의 비용부담을 높이고 있으며, 개복수술이 유리한 환자에게 로봇으로 수술하는 등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국내 로봇수술은 과도기적인 시기인 것은 분명한 듯싶다.
이를 씁쓸하게 바라본 한 외과교수는 로봇수술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로봇수술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이를 놓지 않는 것은 로봇수술이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 외과교수의 한마디에서 현재 로봇수술을 둘러싼 논란의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