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조영술에 의한 선별검사로 지난 30년간 40세 이상의 여성 무려 130만 명이 유방암으로 과잉진단된 것으로 연구결과 밝혀졌다.
연구진들은 새로 발견된 종양의 1/3 이상에서 과잉진단 되었으며, 선별검사가 유방암에 의한 사망률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미국에서 1976년부터 2008년까지 40세 이상 여성의 유방암 사망률이 28% 감소한 것은 조기진단 때문이라기보다 효능이 향상된 치료제들이 연이어 개발된 덕분이라고 말하고 있다.
텍사스대학 의대의 아치 블레이어 교수 연구팀은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11월 22일자에 이 결과를 게재하였다.
블레이어 교수는 “지난 30년 동안 나타난 유방암 사망률의 감소를 조기진단 덕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지만, 말기 유방암 진단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음을 감안하면 조기진단에 따른 성과는 제한적인 수준에 불과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유방암의 발병빈도가 시간에 따라 변화할 것이라는 가정과 함께 미국 질병관리센터(CDC)의 유방암의 감시, 역학 및 결과 자료들로부터 연간 유방암 빈도에 대한 결과들을 후향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1976~2008년 기간 동안 미국의 초기 유방암 진단건수가 여성 10만 명당 112건에서 10만 명당 234건으로 2배 이상 크게 증가했음이 눈에 띄었다.
반면 말기 유방암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에 여성 10만 명당 102건에서 94건으로 약간 감소하는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그렇다면 조기진단 덕분에 초기 유방암을 추가로 진단받을 수 있었던 122명 가운데 말기암으로 진행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경우는 8명에 불과했던 셈이다.
블레이어 교수는 "말기 유방암 진단율이 그다지 눈에 띄게 감소하지 못한 것은 놀라운 결과"라고 언급했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에 미루어 볼 때 지난 2008년의 경우 전체의 31%에 해당하는 7만여명의 여성들에게서 유방암 과잉진단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측했다.
아울러 1976~2008년 기간 동안 총 130만 명 정도의 여성들이 유방암을 과잉진단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시 말해 실제로 임상적 증상이 나타나거나 사망에 이르지 않는 종양에 대해서까지 암으로 판정되어 불필요한 수술이나 방사선요법, 항암치료 등이 이루어졌으리라는 의미이다.
이에 따라 블레이어 교수는 "유방암 조기진단율이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유방조영술을 통해 말기 유방암을 감소시키는 데 나타난 효과는 미미한 정도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유방암을 신규로 진단받은 환자들 가운데 거의 3분의 1 가량은 과잉진단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50~70세 연령대에 속하는 여성들은 매 2년주기로 유방조영술 진단을 받도록 할 것을 권고한다는 게 블레이어 교수의 주장이다.
현재 미국 암학회(ACS)는 40세 이상의 여성들에 대해 매년 유방조영술을 통해 유방암 진단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편 미 방사선학회 및 유방암 영상의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블레이어 교수의 주장에 오류가 있다"고 반박하면서 유방조영술이 침습성질환의 빈도를 감소시켰다는 선별검사의 이점을 보이지 않은 연구진들의 가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방암의 발병빈도가 매년 0.25%, 높게 잡아도 0.5% 변화가 있었다고 하는 가정이 사실에 입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학회는 성명서에서 "침습성 유방암의 빈도는 실제로 지난 수 십 년간 매년 1%씩 증가했다"면서 "이러한 잘못된 정보가 선별검사의 지침서와 권장안에 사용된다면 많은 생명을 잃어버리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휴스톤 앰디앤더슨 암센터 비버스 박사는 유방암의 진단에 어느 정도 과잉진단이 있을 수 있지만 연구진들이 제시한 31%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논평하면서 그 수치는 아마도 훨씬 적은 10%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무작위 연구들에 따르면 선별검사의 이득이 손실보다는 상회한다"면서 과잉치료의 위험이 있다고 해도 의사들이 실제로 어떤 암이 치료가 필요할지를 알지 못하며 의사나 환자 모두 관찰하며 기다리기 보다는 치료 받는 것을 좀 더 편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