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수가 타령만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죠."
세브란스병원이 700개에 달하는 특허를 바탕으로 기초의학과 연계 학문, 임상, 산업을 잇는 메디컬 클러스터 구축에 나선다.
연구중심병원으로 도약하는 것은 물론, 수익 다변화를 통해 탄탄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세브란스병원은 26일 서울플라자호텔에서 국내 최초의 특허박람회인 '세브란스 Patent Fair'를 개최하고 700개의 특허를 공개했다.
이철 연세의료원장은 "이제 의료기관이 단순한 진료수익에 기대는 시대는 지났다"며 "언제까지 수가만 따지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세브란스병원은 국가 지원도, 모 재단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철저한 혼자"라며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기틀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세브란스병원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바로 지적 재산권이다. 해외 유수 의료기관과 같이 향후 지적재산권 수익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최근 의료진의 특허 등록을 독려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철 의료원장은 취임 이후 교수들에게 계속해서 연구 특허를 독려했고 그 결과 2007년 57건 수준이던 특허 출원이 2011년에는 141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이를 통해 이 의료원장은 연세대의 우수한 생명, 공학 연구진과 송도의 약대, 세브란스병원의 인프라와 내년 2월 완공 예정인 에비슨의생명공학연구센터를 활용해 메디컬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이번 특허박람회는 이를 위한 첫 걸음이다. 세브란스병원이 가진 지적재산권의 가치를 인정받고 국내외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방안인 셈이다.
실제로 이날 박람회에는 GSK, 사노피아벤티스 등 다국적 제약사는 물론, LG전자 등 다양한 바이오헬스 기업 책임자 및 실무자 500여명이 참석해 기술이전에 대한 상담을 진행했다.
송시영 세브란스병원 의과학연구처장은 "에비슨센터는 세브란스병원의 이같은 의지를 현실로 바꾸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단순 임대가 아닌 공동 연구를 입주 조건으로 내걸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초와 임상, 산업 융합연구를 잇는 연구 프레임을 구축하고 있다"며 "에비슨센터를 통해 범 연세 의생명 연구역량을 결집, 국내 대표 메디컬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