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디스크 수술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허리 디스크 탈출증(추간판 탈출증)환자라도 디스크의 위치에 따라 수술 대신 주사치료만으로 회복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척추센터 이준우 교수팀은 지난 2007년 1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투시하 요추 경신경공 경막외 주사 치료’ 를 받은 환자 1881명을 대상으로 치료 효과가 매우 우수한 그룹(62명)과 치료 효과가 미미한 그룹(87명)에서의 MRI 영상을 분석했다.
이 교수팀은 MRI영상을 통해 허리 디스크탈출증의 크기, 모양, 위치, 주위 뼈의 변화 등을 분석하고 환자의 나이와 성별, 그리고 증상을 겪었던 기간 등을 함께 조사했다.
허리디스크 주사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그 결과 허리디스크탈출증의 위치가 주사치료와 가장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어 탈출된 디스크의 위치가 신경구멍쪽에 있는 경우에 주사치료의 효과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 외 탈출된 디스크의 크기, 모양, 주위 뼈의 변화, 환자 성별 등 다른 요인들은 주사 치료 결과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시 말해 허리디스크 환자라도 위치에 따라 주사치료만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교수팀에 따르면 고령 환자도 젊은 층에 비해 투시하 척추 신경 주사의 치료 성적이 나쁘지 않고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령의 환자라도 척추 협착증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라면 척추 신경 주사로 잘 조절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앞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탈출된 디스크를 제거하지 않더라도 주사에 의해 신경 주위 염증만 소실되면 환자의 증상은 대부분 소실되며, 허리디스크 환자 10명 중 7~8명은 1~2회의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중 4~5명은 3년 이상 효과가 지속되고, 나머지 3~4명은 3년 이내에 재발한다.
즉, 허리디스크 환자 10명 중 4~5명은 통증을 조절하는 주사 치료만으로도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은 주사치료와 같이 보존적인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했을 때 고려해도 늦지 않다.
다만 근력 약화나 감각 저하와 같은 신경 손상을 의미하는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즉시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이에 대해 이준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MRI 영상을 통해 허리디스크 주사 치료에 더 효과적인 환자를 분석한 것에 의의가 있다”면서 “본 연구에 의하면 탈출된 디스크의 크기는 주사치료의 효과와 특별한 관련이 없기 때문에 디스크의 크기가 크더라도 근력 약화 등이 없을 경우에는 경신경공 경막외 주사 등의 보존적인 치료를 먼저 시행해 보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