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A종합병원은 몇일 전 K카드사로부터 12월 22일부터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현재 1.5%에 2.5%로 인상하겠다는 통보를 받고 발칵 뒤집어졌다.
S카드는 B의원에 대해 현재 1.8%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는데, 내달 2.7%로 인상할 방침이다. 무려 0.9%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신용카드업계가 개정 여전법에 따라 내달 22일부터 가맹점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면서 의료기관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재 가맹점 수수료는 업종별로 요율이 정해져 있다.
이에 따라 대형가맹점으로 분류된 종합병원의 경우 평균 수수료율이 1.63%, 의원이 2.5%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3월 여전법이 개정되면서 '업종별'에서 '가맹점별 산정기준'에 따라 수수료율이 달라진다.
또한 협상력이 강한 대형가맹점들이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수수료율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반면 연매출 2억원 미만 영세 중소가맹점들은 수수료율이 1.8%에서 1.5%로 낮아졌다. 영세 중소가맹점은 전체의 74%를 차지한다.
이처럼 '새로운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체계'가 도입되면서 의료기관의 신용카드 수수료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체계가 개편되면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수수료율이 인상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종합병원 측은 "의료기관은 정부가 수가를 통제함에 따라 정해진 비용만 받아야 하기 때문에 카드 수수료가 높아지면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A종합병원은 카드 수수료가 1% 인상하면 4억원 가량의 추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내년 병원 수가가 2.3% 인상된다고 하지만 카드 수수료가 인상되면 말짱 도루묵"이라면서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지만 병협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고 질타했다.
병협은 조만간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상에 따른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C요양병원 원장 역시 "어제 모 카드사로부터 수수료율을 0.2% 인상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대부분의 환자들이 카드 결재를 하는 상황에서 수수료 인상은 적지 않은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의협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의협 백경우 의무이사는 "당초 여전법이 개정되면서 의원급의 카드 수수료율이 2% 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높어지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의원은 낮게는 1.8~2.5%의 카드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는데, 최근 카드사들이 2.7% 대로 상향조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백경우 의무이사는 "카드사들이 중소 영세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면서 수입 손실분을 의료기관에 전가하고 있다"면서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에 강력 항의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의협은 치과의사협회, 약사회 등과 연대해 강력 대응하고, 성명서를 준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