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환자에서 심박수 조절을 위해 흔히 사용되는 디곡신이 사망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임상시험 하위그룹 분석결과가 나와 재평가를 위한 연구를 촉구하고 있다.
그간 디곡신과 사망 위험과의 연관성은 분명치 않아서 혈청 수치를 주기적으로 감시한 무작위 연구에서는 디곡신의 사용이 심방세동이 없었던 심부전 환자에서의 사망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반면, 대규모 관찰 연구에서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과 심혈관 사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효과가 디곡신 자체의 독성으로 인해 사망률이 증가하는지 입원 환자가 원래 가지고 있던 중첩질환에 의해 사망률이 높은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았다.
미국 렉싱톤 켄터키대학 Claude Elayi 교수진은 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한 논문에서 "AFFIRM(AF Follow-Up Investigation of Rhythm Management) 연구 하위그룹 분석결과 디곡신이 독립적으로 사망 위험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임상적 특성과 중첩질환을 보정한 후에도 디곡신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을 41%나 높였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분석결과는 심방세동 환자에서 디곡신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데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디곡신의 역할에 대해 재평가를 제안했다.
연구진은 디곡신의 잠재적 독성과 영향력을 파악하기 위해 AFFIRM 연구자 4060명의 환자들 중에서 디곡신 사용을 조사를 시작하여 평균 3.5년 추적 관찰 결과 디곡신을 6개월 이내 무작위로 복용한 환자나 연구기간 내내 복용한 환자 중 69%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적, 인구통계학적 변수와 경향점수(propensity score)를 보정했을 때 심혈관 사망 위험은 35%였다(P=0.016). 또한 부정맥으로 인한 사망이 61%로 가장 많았고(P=0.009), 성별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심부전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모두 각각 사망 위험비가 증가하여 추산 위험비는 1.41과 1.37을 보였다.
Elayi 교수는 "울혈성 심부전이 없거나 박출계수가 낮은 환자군에서는 디곡신을 통해 증상이 개선 될 수 있는 신경 호르몬적 또는 심근수축성의 문제가 없지만 동시에 부정맥 전단계나 서맥과 같은 잠재적인 유해 효과에 지속적으로 노출이 된다"고 말했다.
심부전이 있는 환자에서 조차 잠재적 혜택이 디곡신의 유해 효과로 상쇄될 수 있다고 부언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도 디곡신이 어떤 기전을 통해 사망 위험의 증가와 연관성을 가지는지 밝히지는 못했다"면서 안정성 평가를 위해서 "디곡신 수치를 주기적으로 감시하며 디곡신을 사용하지 않은 군과 비교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