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암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최중섭 교수의 대화 도중에 쉽게 들을 수 있는 군사 전문 용어들.
최 교수는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부인과내시경학회(AAGL)에서 상임이사로 선출돼 아시아, 오세아니아 대표로 활동 중이지만 독특한 취미로 인해 '군사전문가'란 별칭도 얻었다.
그는 여러 차례 미국 라스베가스를 찾아 기관총을 쏴 보거나, 군사기기 동영상과 밀리터리 만화를 찾고 매일 군사 관련 커뮤니티를 들락날랄 정도로 군용기기에 대한 관심이 크다.
연극 관람 등 고상한 취미 대신 밀리터리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는 뭘까.
최 교수는 "10여년 전부터 클래식 음악을 좋아했고 이는 서양의 역사의 관심으로 이어졌다"면서 "이는 자연스럽게 다시 전쟁 역사로의 흥미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전쟁의 역사를 보면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군사 지형학적 위치를 알 수 있고 이에 따라 대응책 모색도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됐다는 것.
특히 연평도 포격이나 천안함 침몰 등의 사태를 당하면서도 적절히 손을 쓰지 못하고 당하고만 있는 정부를 보며 안타까움이 든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최 교수는 "군함에 대한 제식번호 명명법을 보면 일본은 IMS(Imperial Majesty's Ship), 영국은 HMS(Her Majesty's Ship, 미국은 USS 등 군대가 브랜드화 돼 있다"면서 "한국은 아직까지 세계적인 군사 브랜드가 마련돼 있지 못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항공모함 규모나 위세는 다른 나라에서 대적할 엄두를 못낼 정도로 '브랜드화' 돼 있지만 한국의 군사 브랜드의 가치는 아직 적의 도발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는 것.
그는 "최근 밀리터리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무기 제원을 외우는 식으로 군사게임처럼 즐기는 사람이 많다"면서 "군사에 대한 관심을 우리가 처한 상황에 접목하는 군사정치학적 안목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민이 어떻게 하면 국방에 관심을 갖게 할까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면서 "국민 모두가 국방에 대해 능통하고 우리를 둘러싼 대외 정세를 알게 되면 자연스레 국방의 강화는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2008년과 2010년, 그리고 올해도 미국 라스베가스를 찾아 기관총을 쏴 봤다"면서 "향후에는 군사와 역사를 접목한 관점이 대중화 되길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