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이 최근 44개 상급종합병원의 비급여 진료비 가격비교 정보를 담은 홈페이지를 공개하자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에 공개하는 비급여 항목은 ▲상급병실료 차액 ▲초음파진단료 ▲양전자단층촬영료(PET) ▲캡슐내시경검사료 ▲교육상담료 ▲제증명수수료 등 6개 항목이다.
비급여 진료비 가격을 비교한 결과 병원간 차이가 적지 않았다. 예들 들어 상급병실료는 최고 48만원에서 최저 8만원으로 나타났고, 2인실도 21만 5000원에서 5만원으로 다양했다. 초음파진단료 역시 최고 20만 2000원에서 9만원으로 격차가 크게 났다.
그러자 심평원은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이같은 방법으로 비급여 진료비 가격을 낮추고, 이를 통해 보장성을 강화하려는 발상은 공권력 남용이자 폭력이다. 사실 비급여 가격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게 당연하다. 가격 차이가 나는 것 역시 너무나도 정상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의료영역에 대해서만 유독 색안경을 끼고 가격을 통제하려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의료기관을 공공재적인 관점에서 혜택을 주는 것도 없다. 오히려 최근 의료기관 카드수수료를 대폭 인상한 것을 보면 정부가 진료비를 통제하는 특수성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시장경제 사회에서 가격은 가격대로 통제하고, 민간의료의 공공재적 성격만 강조할 뿐이다.
무엇보다 심평원의 최근 행태를 보면 설립 취지에 충실한지 의문이다. 심평원은 가입자와 의료 공급자 사이에서 엄정 중립을 지키야 한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의료소비자를 등에 업고 의료기관을 힘으로 압박하려는 듯한 정치적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오만하게 굴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