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의료기기 신년하례회'에 참석한 이희성 식약청장은 전날 과음에도 불구하고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이 청장은 1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안으로 복지부 외청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국무총리 직속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승격되자 이를 자축하기 위해 식약청 직원들과 오송에서 과음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 나이가 60이 됐는데, 어제는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하루였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그동안 정부조직개편과 관련해 식약청에 대한 여러 추측들이 많았는데 이렇게 쾌도난마식으로 국무총리실 소관 식약처로 갈 수 있었던 건 의료기기업계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고 업계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사실 이 청장과 의료기기업계의 인연이 남다르긴 하다.
식약청에서 남들은 한번 하기도 힘든 의료기기국장을 세 번씩이나 했으니 말이다.
깊었던 인연만큼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무한애정도 드러냈다.
이 청장은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는 의료기기산업이 가장 적합하고 성공 가능성도 높다"면서 "식약청이 관장하는 식품, 화장품,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 많은 품목 중에서 의료기기가 국가적으로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 청장과 의료기기업계와의 좋은 인연이 과연 식약처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
국회 통과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식약청이 식약처로 승격되면 높아진 위상만큼 역할과 권한이 강화되는 건 당연한 일.
벌써부터 의료기기업계는 한층 권한이 막강해진 권력기관이자 업체들의 관리 및 규제기관인 식약청이 지금보다 의료기기 관련 규제를 더욱 강화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우려가 단순한 기우에 불과할 지, 아니면 무서운 현실로 다가올 지 올 한해 의료기기업계가 식약처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