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이 감히 의사들의 뒤통수를 때리고 있다." "사실을 확인했다기보다 그런 소문이 무성하다."
최근 동아제약의 리베이트 수사와 관련, 의사들이 속속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동아제약이 의사 죽이기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동아제약은 A컨설팅과 계약을 맺고 2010년 경부터 개원의 150여명을 강사로 초청해 동영상 교육자료를 제작했다.
당시 A컨설팅은 강의에 응한 의사들에게 교육 동영상 제작에 참여하고, 강의료를 받더라도 아무런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리베이트 사건이 터지자 동아제약이 검찰 조사에서 대가성을 인정했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에 벌써부터 처방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납득하기 어려운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전의총은 23일 "검찰 수사 과정에서 동아제약과 컨텐츠 회사가 리베이트 제공을 인정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한의원협회도 같은 날 전의총과 유사한 성명서를 발표하며 동아제약이 꼬리자르기를 위해 의사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못 박았다.
그런데 의원협회는 얼마 지나지 않아 "A컨텐츠 회사가 리베이트 제공을 인정했다는 부분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아 정정한다"고 공지했다.
의협도 사실상 동아제약이 의사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것처럼 몰아갔다.
의협은 25일 '의사협회의 리베이트 관련 동아제약 공개질의서'를 발송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의협은 "귀사는 의사 회원들에게 '대가성 리베이트가 아니다'고 하며 A컨설팅과 함께 교육 컨텐츠 제작에 참여할 것을 권유했지만 검찰 조사에서는 '대가성 리베이트가 맞다'고 주장했다"면서 이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하고 나섰다.
공개 질의서라고 하지만 동아제약이 이미 검찰에서 '대가성 리베이트가 맞다'고 진술한 것처럼 기정사실화했다.
의협은 왜 동아제약에 공개질의서를 발송했을까?
의협 고위관계자의 설명은 황당하다.
그는 "회원들은 동아제약이 의사 뒤통수를 때렸다고 황당해 하고 있다"면서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공개질의서를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협회 차원에서 검찰 조사를 받은 의사들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데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면서 "이야기가 하나로 모아져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협은 "귀사가 돌연 리베이트가 맞다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나선 것은 더 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 여하를 떠나 의사에 대한 기만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의협의 판단"이라고 잘라 말했다.
동아제약이 검찰 조사에서 대가성을 인정했다고 하는 소문과 성명서가 난무하고 있지만 그 어떤 의료계단체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나 정황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동아제약이 의사 죽이기를 하고 있다는 '카더라 통신'이 어느 순간 사실로 굳어졌고, 의료계 단체들이 앞장 서 대못을 박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상식적으로도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
동아제약이 검찰 조사에서 대가성을 인정할 경우 향후 법정싸움에서 매우 불리해질 수밖에 없고, 이는 다른 측면에서 의사들의 처방 불매운동으로 번질 게 뻔해 사실상 '자뻑'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검찰이 의사들을 조사하면서 마치 동아제약 측이 대가성을 인정한 것처럼 유도질문을 했고, 이게 와전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작 실체는 확인된 게 없지만 동아제약에 대한 의사들의 분노는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