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만 품질관리부에서 3명이 나갔고, 어제도 이직 예정자와 면담했다. 의료기기 인허가(RA)와 품질관리(QA)를 담당할 전문 인력을 어떻게 구해야 할 지 고심이 깊다."
최근 열린 의료기기산업 특성화대학원 지원사업 설명회에 참석한 인포피아 품질경영부 송인삼 이사는 심각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의 현실을 고스란히 전했다.
이 자리에서 송인삼 이사는 "2년 전 만해도 헤드헌팅업체로부터 좋은 자리가 있으니 지원해보라는 전화가 왔었는데, 요즘엔 반대로 의료기기 품질관리 인력을 소개해 달라는 요청이 온다"며 "의료기기업체에 필요한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2011년 기준 국내 의료기기제조업체 현황을 분석해 의료기기업체들의 전문 인력 수급의 현실과 어려움을 설명했다.
송 이사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제조업체는 2011년 기준 1857곳으로 종사인력만 3만 명에 달한다.
이중 종업원 100명 이상 상위 업체는 53곳, 나머지 1804곳이 종업원 100명 이하 영세업체.
특히 종업원 100명 이상 상위 업체 종사자 약 9000명 중 대략 10%에 해당하는 900명이 인허가와 품질관리, 단순검사 등 품질관리 관련 일을 담당한다.
따라서 이들 900명의 인력을 53개 업체로 나누면 한 업체당 약 17명이 인허가ㆍ품질관리 인력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100명 이상 업체는 17명의 인력을 통해 세분화된 품질관리 업무 분담이 가능하지만 국내 의료기기제조업체 대부분을 차지하는 100명 이하 업체의 경우 절대적인 인력 부족으로 전문적인 품질관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
단순계산으로 종업원 100명 이하 업체 종사자 2만명 중 10%에 해당하는 약 2000명이 인허가ㆍ품질관리 관련 일을 담당하는 인력으로 추산할 수 있는데, 이 2000명을 100명 이하 업체 수 1804곳으로 나누면 업체당 약 1.2명이 나온다.
즉, 100명 이하 업체의 경우 인허가ㆍ품질관리 업무를 1.2명이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송 이사는 "종업원 300명 이상에 해당하는 우리도 인허가ㆍ품질관리 전문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하물며 100명 이하 영세업체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중소의료기기업체들은 신입사원을 모집해도 지원자가 없고, 또 경력직들도 복지나 급여 조건이 좋은 기업이나 외국계기업으로 이직하기 때문에 인력 수급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송인삼 이사는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이 해외수출을 많이 하면서 국가별 의료기기 인허가 관련 전문 인력이 필요하지만 유럽 CEㆍ미국 FDA를 제외한 중국ㆍ브라질 등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인허가는 물론 국가마다 의료기기 품질관리 장벽을 높이면서 위험 관리, 소프트웨어 밸리데이션 등 품질관리를 위한 요구사항 역시 전문화ㆍ복잡화되고 있어 의료기기 인허가와 품질관리를 위한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