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과 병협간 내부 집안싸움이 재연될 조짐이다. 갈등은 병협의 아킬레스건이나 마찬가지인 선택진료에 대해 의협이 폐지론을 들고 나오면서 비롯됐다. 의협은 최근 상임이사회에서 선택진료 폐지 찬성 입장을 공식화했다.
의협은 "선택진료비는 환자가 일정기간의 임상경력을 가진 의사에게 진료받기를 원할 경우, 해당 의사의 경험과 숙련도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제정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병원급에만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의협은 "의원급 의료기관에도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선택진료 대상 교수로 근무한 후 개원한 경우도 있으며, 10년 이상의 임상경험을 가진 의사가 다수임에도 불구하고 병원급에만 선택진료비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근거로 의협은 저수가를 보존하기 위한 편법으로 전락한 선택진료를 폐지하는 대신 진료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의협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매우 적절치 않다. 우선 의료계 맏형으로서 병협의 입장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병협은 선택진료 폐지에 반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병원 경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의협이 토요 가산 확대 등이 포함된 일차의료 활성화 대책을 복지부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 병협을 자극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일차의료 활성화 대책은 복지부 건정심을 통과해야 한다는 점에서 병협이 반대하면 성사되기 어렵다.
무엇보다 의협은 병협과 힘을 모아 건강보험 재정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수가를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남의 떡을 넘보는 듯한 행보는 보기가 민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