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트로닉 제품을 통한 '뇌심부 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ㆍDBS)이 파킨슨병으로 인한 초기 운동장애를 겪는 환자에 있어 최적화된 약물치료보다도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NEJM에 소개됐다.
5일 메드트로닉은 초기 운동장애를 가진 파킨슨병 환자에 대한 뇌심부 자극술과 약물치료를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 최초의 대규모 다기관 무작위 비교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 뇌심부 자극술을 받은 환자군에서 수술 후 2년 시점의 질병 관련 삶의 질이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군보다 평균 26% 개선됐다.
반면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군에서는 삶의 질이 1%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독일과 프랑스의 17개 센터ㆍ251명의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2년간 추적조사로 이뤄졌다.
‘얼리스팀’(EARLYSTIM)으로 명명된 이번 연구의 2년 추적조사 결과 메드트로닉의 뇌심부 자극술을 받은 환자, 즉 실험군의 경우 환자의 운동 기능이 53% 개선됐다.
반면 약물치료만을 받은 환자, 즉 대조군에서는 4%가 호전됐다.
이어 말하기, 쓰기, 옷 입기, 걷기 등 일상적인 활동에서도 실험군에서 30%의 개선효과가 나타났으며, 대조군에서는 12%가 감소됐다.
또 운동장애나 기복 등 레보도파(도파민 전구물질)로 인한 부작용 측면에서도 수술 후 2년 시점의 실험군에서 61% 개선효과가 있었으며, 대조군에서는 13% 가량 부작용이 악화됐다.
더불어 실험군에서 레보도파나 이에 상응하는 약물 투여량이 39% 감소한 반면 약물치료만을 받은 대조군에서는 같은 기간 약물 투여량이 21% 증가했다.
독일 크리스찬 알브레히츠(Christian-Albrechts) 대학 신경과 교수이자 얼리스팀 선임 연구자인 귄터 도이슐(Günther Deuschl)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파킨슨병 환자의 치료에 있어 접근방법의 변화가 필요함을 시사한다"며 "뇌심부 자극술이 운동 기복과 장애가 발생하기 시작한 초기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도 기여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또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장인 동아대병원 신경과 김재우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는 발병 후 초기 3~4년간은 적절한 약물치료만으로 정상인에 가까운 생활이 가능하지만 그 이후에는 약물로 인한 증상 동요와 레보도파 유발성 이상운동증 등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초기 파킨슨병 환자에 대해서도 뇌심부 자극술이 유효한 치료옵션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이번 연구가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뇌심부 자극술은 인공심장박동기의 경우처럼 외과적으로 이식하는 의료기기를 통해 전기자극을 정교하게 뇌 특정부위에 전달하는 치료법이다.
이러한 전기자극을 통해 파킨슨병성 행동신호와 레보도파로 인한 행동이상을 개선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숙련된 전문의의 프로그램과 비침습적인 조절을 통해 전달되는 자극이 최대한 증상을 조절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10만명 이상의 환자들이 수술을 받은 이 치료법은 미국, 유럽, 한국 등 많은 국가에서 본태성 진전, 파킨슨병, 만성근육긴장이상증(디스토니아)등의 증상치료에 대해 허가를 받았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유럽과 캐나다 등지에서는 내화성 간질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강박장애 치료에도 허가를 받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