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회에서 회원들에게 해 준 게 뭐가 있느냐."
한 의사는 지난 11일 열린 경기도 부천시의사회 정기대의원총회 건의안 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시군구의사회와 시도의사회, 의사협회 등 현 의사 조직을 바라보는 의사들의 솔직한 심정을 표현한 말이다.
이날 부천시의사회 회장과 의장 그리고 경기도의사회 회장 등 참석한 임원진은 어려운 의료환경에서 고생하고 있는 회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대정부, 대국회 등 다양한 개선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하지만, 의사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총회 때마다 울리는 회원을 위한다는 같은 곡조와 음성의 멘트에 식상해졌다는 말이 오히려 정확하다.
한 회원은 "의사회가 일을 많이 하지만 피부로 느끼는 것은 별로 없다"면서 "이같은 상황이면, 회비를 인하해도 현재와 같은 규모로 살림을 꾸릴 수 있지 않겠느냐"고 다그쳤다.
그는 이어 "아침에 라디오에서 치과의사회의 공익광고를 들으면, 우리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의원에서 간호조무사 구하기가 어렵다면, 간호학원과 협정을 맺고 회원들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사업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부천시의사회 임원진은 한 회원의 쓴 소리를 묵묵히 경청만 했다.
총회 종료 후 한 임원진은 "뻔한 질문인데, 솔직히 답변할 말이 없다"면서 "회원들에게 뭘 했냐는 질문이 가장 두렵고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달 말까지 열리는 16개 시도의사회 그리고 다음달 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 등 의사조직의 핵심적 연례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수가와 의료정책을 떠나 지난 1년간 회원들에게 뭘 했냐는 질문에 확실히 답할 의사회 임원이 몇 이나 될까. 쉽지 않은 대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