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소아환자를 위한 야간진료 시범사업은 사실상 실패했습니다."
대구시의사회 손창용 기획이사(부강외과의원 원장)는 23일 '메디칼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야간진료 시범사업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대구시는 지난해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을 대상으로 소아 환자의 의료체계 강화 차원에서 야간진료 가산수가와 별도로 지자체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홍보를 한 바 있다.
이는 몇 해 전 경북대병원에서 발생한 장중첩증 소아환자 사망에 따른 후속 대책으로 지역 응급의료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손창용 이사는 "현재 야간진료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은 병원 1곳 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의원급은 참여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야간진료 시범사업이 이처럼 미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구시는 별도 보조금(개별 계약으로 액수 비공개) 조건으로 평일에는 오후 12시까지, 일요일은 오후 9시까지 진료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대구시는 또한 의사회와 별도 협의 없이 참여 의료기관을 개별 접촉했다.
그 결과, 소아청소년과 의원 모두 거절했으며 병원 한 곳만 현재 시범사업에 참여 중이다.
손창용 이사는 "공동개원인 소아과 의원 대부분은 이미 오후 8~9시까지 진료하고 있는 상황에서 12시까지 연장하라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손 이사는 "9시가 넘어가면 의사들의 육체적 피로도와 더불어 간호사와 원무과 직원 등에 대한 추가 수당 지급, 귀가시 택시비용까지 3중고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동일한 취지로 마련한 복지부의 소아 야간진료 가산 인상의 실효성도 의문을 제기했다.
3월부터 모든 의원급을 대상으로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소아(6세 미만) 진료시 야간가산을 30%에서 100%(연간 재정소요액 394억원)로 인상, 시행하고 있다.
"복지부 소아 야간가산 인상 후 되레 환자 감소'
손 이사는 "복지부 노력은 긍정적이나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가산금 인상으로 환자 본인부담금도 높아져 오후 8시 이후 소아 환자가 오히려 대폭 줄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열성 경련 소아환자는 의사들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종합병원 응급실로 보낸다고 하나, 첫 처치를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자칫 뇌손상이 발생했을 때 의사 책임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손 이사는 "소아환자 부모들은 진료비 몇 천원 인상에도 민감하다. 수가는 올리되 환자 부담금은 차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창용 기획이사는 "복지부가 야간 가산금 인상으로 의원급이 많이 참여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솔직해져야 한다. 전문의 양성의 구조적 문제와 상대가치 체계 개선 그리고 의료재원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