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모니터링 평가단이 전공의 근무시간을 주당 80시간 이하로 줄이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수련제도 개편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전공의 근무시간은 수련환경 개선 논의의 핵심인 만큼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도출됐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핵심 이해 당사자인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시행 방법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대전협은 이번 기회에 이를 법제화 해야한다는 의견인 반면, 병협은 정원 책정에 불이익 등을 주는 방법 등으로 충분히 강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전공의 근무시간 문제는 수십년 동안 고질적으로 갈등을 빚어왔던 부분인 만큼 쉽게 한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기는 쉽지 않다.
최대한으로 방어막을 만들고 싶은 대전협과 전공의 근무시간 축소로 타격을 입게될 회원 병원들을 생각해야 하는 병협의 입장은 상충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갈등이 논의를 이끌어 가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의견 충돌이 아닌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는데 있다.
최근 병협과 대전협이 공동 기획한 수련환경 개선 선포식이 행사 당일 취소된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겠다.
특히 행사가 취소된 이후 양 단체가 모두 그 탓을 서로에게 돌리며 여론전을 펼치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라 할 수 없다.
전공의 근무시간은 전공의와 수련병원간의 일종의 약속이다. 결국 양측이 충분한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결코 제대로 이행될 수 없다는 의미다.
수련제도가 시행된 후 처음으로 논의되는 근무시간 상한제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양측 모두 치킨게임을 멈춰야 한다. 양보없는 돌진은 공멸을 자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