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건강보험정책위원회가 최근 의원급의 토요 가산 시간대 확대안 처리를 연기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의협 윤창겸 총무이사 겸 상근부회장 대우는 사표를 냈고, 노환규 회장은 어떤 방식으로든 회원들에게 재신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토요 가산 시간대 확대안 처리를 백지화한 게 아니라 6월로 연기한 것일 뿐인데 왜 의협 회장이 재신임을 묻고, 협상 당사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노환규 회장 본인이 이 같은 소모성 논란을 촉발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노 회장은 지난 2월 의사커뮤니티에 “더 이상의 협상 지연이나 불발이 있으면 협상 책임자인 윤창겸 부회장이 전격 사퇴하고, 회원들에게 신임을 물은 후 투쟁을 예고하겠다”고 선언했고, 이후 수차례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부산광역시의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토요일 가산 확대안이 무산되면 더 이상 정부와 대화는 없다”고 천명했다. 그야말로 좌충우돌이다.
대정부협상은 늘 변수가 따르기 마련이다. 최근 건정심에서 토요 가산 확대안이 처리되지 않은 것도 건정심 위원들의 반대 때문이라기보다 정치적 문제가 결부된 게 원인이었다. 따라서 노 회장은 회원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최선을 다해 협상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만이다.
하지만 노 회장은 자신이 회원들에게 한 무모한 약속으로 인해 제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노 회장은 과거 로봇수술 사망률 80% 발언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지만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이보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왜 의협 집행부가 토요 가산 확대에 올인하느냐는 점이다. 토요일 진료에 대해 가산을 받는 방식이 일차의료를 활성화하기 위한 우선 협상 대상인지 의문이다. 보편적 진료에 대한 적정 보상, 왜곡된 의료전달체계 개선, 의료계 내부 부익부 빈익빈 해소 등과 같은 큰 틀의 대안을 제시하는 게 우선이지만 의협은 극히 지협적인 문제에 힘을 소모하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노환규 회장은 빨리 무언가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을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