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대병원 흉부외과 의료진 3명이 잇따라 삼성서울병원행을 택해 인재 유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이들은 K대병원이 10년후 흉부외과를 이끌어갈 인재로 주목했던 의료진이라는 점에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양측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K대병원 펠로우 A씨는 지난해 해외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지 1년 후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갔다.
K대병원 입장에선 인공심장술을 배우고 돌아온 A씨를 주축으로 수술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
게다가 지난 3월, 해외연수를 마친 펠로우 B씨 또한 모교가 아닌 삼성서울병원에서 경력을 더 쌓겠다며 자리를 옮겼고, 현재 해외 연수 중인 K대병원 흉부외과 펠로우 C씨도 오는 7월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로 합류할 예정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K의대 출신 의료진으로 K대병원 흉부외과에서 10년후 차세대 인재로 점 찍어둔 의료진이라는 점.
하지만 이들은 해외연수를 다녀온 후 본교병원이 아닌 삼성서울병원행을 택했다.
K대병원 의료진, 삼성서울병원으로 간 이유는…
K대병원 흉부외과 의료진이 줄줄이 삼성서울병원으로 간 이유는 뭘까. 그 해답은 A씨가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간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K대병원 펠로우였던 A씨는 해외연수까지 다녀왔지만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삼성서울병원에 조교수로 옮기면서 자신의 전공인 인공심장 분야를 전담하게 됐다.
7월부터 근무 예정인 C씨 또한 A씨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이들은 기회를 주지 않는 본교병원 대신 의사로서 자신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병원을 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K대학병원 모 교수는 "이러다 흉부외과 대가 끊기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병원 의료진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해외연수를 보냈는데 돌연 다른 병원 스텝으로 간다니 삼성서울병원도 너무한 게 아니냐"면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병원 내부적으로도 인재를 놓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모 교수는 "그들이 삼성서울병원을 택한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의사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공간과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라면서 "지난해 온 A교수는 인공심장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K대병원에선 삼성이 인재를 빼갔다고 지적할 수 있지만, 그 전에 해당 병원이 인재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