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폐색성폐질환(COPD)의 합병증으로는 심혈관질환, 골다공증 외에 우울증까지도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대학 호흡기내과 크리스티안 클라렌바흐(Christian F. Clarenbach) 교수는 "COPD는 심혈관계와 골격, 나아가 정신상태에까지도 영향을 준다, 이러한 합병증은 COPD의 경과 뿐만 아니라 환자의 건강도와 사망률에도 크게 관여한다"고 Schweizerisches Medizin-Forum에 발표했다.
박사는 또 이러한 다양한 합병증을 가진 COPD환자는 임상시험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증거에 근거한 치료도 확립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환자 약 절반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
COPD환자의 합병증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심혈관질환이다. 복수의 역학연구에 따르면 최대 50%의 환자가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한다.
미국 연구에서는 심근경색을 일으키면 그 후 1년 동안 사망위험은 같은 나이의 비COPD환자에 비해 약 3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COPD 급성악화 횟수가 많을수록 심근경색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는 복수의 연구결과도 나와있다.
COPD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중에는 흡연이 있지만 이밖에 증명되지 않은 COPD의 전신성염증, 저산소증, 산화스트레스, 교감신경활성화 등도 혈관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활동량 저하로 대사증후군과 골다공증 발병
COPD환자는 호흡곤란을 일어날까봐 신체활동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또 COPD로 인해 발생하는 근기능 장애가 신체활동을 더욱 떨어트린다. 그러나 클라렌바흐 박사에 의하면 이러한 신체활동량의 저하가 합병증 발병의 원인이 된다.
그 중 하나가 대사증후군이다. 독일 연구에 따르면 COPD환자의 약 절반이 대사증후군에 걸렸는데 이들은 COPD 중증도에 상관없이 신체활동이 낮아지고 혈중 염증 파라미터도 높았다.
또 신체활동량의 저하는 골다공증으로도 이어진다. COPD에서는 전신성염증, 스테로이드 사용도 골다공증의 발병을 촉진시키는 요인이다.
미국에서 실시된 코호트 연구에서는 중증 COPD에 걸린 여성환자의 33%, 남성환자의 11%에 골다공증이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COPD 중증도가 높을수록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 위험도 증가했다.
박사에 따르면 COPD환자에서는 근력보다 근지구력이 크게 낮아진다. 때문에 박사는 재활요법시에는 근력이 아닌 근지구력을 키우는 훈련을 권고하고 있다.
근력은 근육의 수축으로 인해 발생하는 힘을 말하며, 근지구력은 일정한 속도와 강도를 지닌 운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러한 훈련은 환자의 운동능력을 크게 향상시키고 호흡곤란 횟수도 줄여준다.
비흡연환자에서도 기관지암 발병률 높아
COPD환자에서는 폐기능이 정상인 사람에 비해 기관지암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비흡연자라도 COPD환자는 폐기능이 정상인 사람 보다 기관지암 발병률이 높은 만큼 흡연이 발병 위험을 높이는 단독 요인은 아니다.
실제로 폐의 만성염증이 발암 인자일 가능성도 나타났으며, 만성염증이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발암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타 우울증을 합병한 COPD 환자도 매우 많다. 싱가포르에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는 급성악화로 입원한 COPD환자의 우울증 유병률은 44%로 그 비율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높게 나타났다.
또 우울증을 합병한 COPD 환자에서는 1년간의 사망위험은 우울증이 없는 COPD환자에 비해 2배 높았다.
이처럼 COPD환자는 다양한 합병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클라렌바흐 박사는 "의사는 COPD환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합병증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수는 또 "현실적으로 다양한 합병증을 가진 COPD환자가 임상시험에서 제외되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환자 치료에 대한 증거는 충분하지 못하다"면서 "향후에는 이러한 환자군을 대규모 치료연구에 참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