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얼마 전 "서울시민의 지하철 이용 추이를 1년간 보면 어느 역 특정 시간대에 어느 출구로 많이 나가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런 정보를 활용하면 식당을 어디에 열어야 할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창조경제의 원동력으로 빅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타 산업에 비해 늦은 감이 있지만 제약계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넘처나는 데이터를 잘 활용해 남들이 기존에 간과하기 쉬웠던 마케팅 영역을 파고들어 매출 향상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유유제약 빅데이터를 활용해 10년 전에 출시된 멍 치료제 매출을 최근 50%나 향상시켰다.
회사 유원상 상무는 "빅데이터 분석을 해 보니 소비자들은 멍 치료 연고가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 인터넷에 멍 빨리 없애는 법을 검색하면 계란이나 쇠고기가 연관 검색어로 뜰 정도였다"고 회사했다.
그러면서 "때문에 멍 치료제 베노플러스 마케팅에 있어 이런 인식을 바꾸는 데 초점을 뒀다. 10년 전에 출시됐지만 빅데이터 활용으로 최근 매출 성장율이 50%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실제 지난해 7~9월 '베노플러스' 검색 건수는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배가 늘었고, 같은 기간 '멍 빨리 없애는 법' 검색어는 2만6596건에서 1만7771건으로 줄었다.
이는 사람들이 '멍 빨리 없애는 법' 검색 대신 '베노플러스'를 검색한 결과라고 유 상무는 설명했다.
이런 빅데이터 활용 움직임은 타 제약사에서도 감지된다.
실제 상위 A제약사는 '포털서 고혈압약을 가장 많이 검색하는 지역' 등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그 지역에 자사 고혈압약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A사 임원은 "영화 머니볼은 만년 꼴찌 야구팀이 2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팀 유망주, 스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돈을 쏟아붇던 기존 방식을 깨고 성적 데이터에 기반해 전력을 극대화시킨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어 "꼴찌 구단의 반란에는 빅 데이터가 자리잡고 있었다. 제약계도 넘쳐나는 데이터를 적재적소에 활용한다면 일명 돈 영업이라고 불리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빅데이터는 기존의 관리체계로는 감당할 수 없는 거대 데이터 집합을 뜻하는 신조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