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대한의사협회의 의원급 전자차트 개발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앞서 의협과 LG유플러스가 공동으로 추진해 온 클라우드(Cloud) 기반 웹 방식 전자차트 개발이 의료법에 저촉된다는 복지부 유권해석에 따라 잠정 보류된 가운데 한 개원의가 개발 중인 전자차트가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한 것.
의협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충북 영동의 한 내과개원의가 약 2년 전부터 독자적인 개발에 들어가 현재 50% 정도 완성도를 보인 전자차트를 의협에 희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12일 의협 청구S/W(전자차트) 사업자문위원들을 대상으로 해당 전자차트 데모 시연을 통한 기술적 평가가 이뤄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의협 관계자는 "데모 시연 결과 사업자문위원들이 해당 제품을 의협의 전자차트 개발사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아주 긍정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메디칼타임즈가 입수한 종합평가 의견서에도 시연된 전자차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내용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의견서를 살펴보면, 해당 전자차트 프로그램 구성이 기존 제품과 비교해 새롭고, 새로운 기능도 많이 보였으며, 인터페이스 시연에서 작동 오류 없이 원활하게 잘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또 제품 설계자가 현직 의사로서 사용자 니즈에 부응하려는 설계에서 신뢰가 갔으며, 시연과정에서 충분히 그 가치를 보였다고 기술했다.
전체적인 전자차트 구성 및 아이디어는 향후 개발이 완료되면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하지만 해당 전자차트가 아직 개발중인 만큼 한계성이 있다는 지적과 함께 풀어야 할 현실적인 문제도 언급됐다.
우선 시연을 통해 선보인 프로그램은 완성본이 아닌 지극히 몇 가지 기본적인 기능만 가진 일종의 베타 버전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각 사용자들의 의견이 반영되거나 현장에서 직접 사용하면서 평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하게 실행본과 완성본을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프로그램의 완성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 것 같다는 우려와 함께 내과 위주로 돼있는 전자차트에 타 진료과목에서 필요한 기능이 추가적으로 포함돼야 한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특히 프로그램이 획기적이어서 기존 고객들에게 익숙한 화면 구성과 기존 전자차트업체들과의 광범위한 협업을 통해 구성을 다양화하는 시도가 필요할 것 같다는 제안도 있었다.
의협 관계자는 "전자차트 희사 방법이나 개발 후반부에 대한 의협과의 협업 여부, 제품 개발 후 유지보수 등에 대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되거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현재 개발자와 만나서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내부적인 검토가 더 필요하겠지만 내과개원의가 희사 의사를 밝힌 전자차트를 도입하는 방안이 현재로서는 의협 전자차트 개발사업의 대안 중 하나로 가장 유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