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복수술도, 복강경도, 로봇수술도 결국 외과의사의 손에서 이뤄지는 겁니다. 어느 것이 옳으냐, 안전하냐는 논란은 의미가 없는 것이지요."
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이우정 이사장(연세의대)은 최근 로봇을 중심으로 외과수술에 일고 있는 안전성 논란을 이같이 일축했다.
결국 외과 수술은 의사의 숙련도가 좌우할 뿐 수술기구에 의해 판가름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우정 이사장은 "외과 수술은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각각의 수술법이 가진 장단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국 어느 수술법을 택하느냐 하는 것은 의사와 환자가 결정할 내용이고 수술결과가 그 결론을 말해줄 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로봇수술에 대한 안전성 논란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로봇 자체의 안전성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1년에 최소 침습수술의 하나인 싱글포트 수술만 300건 이상을 시행하는 복강경 수술의 대가다. 그러면서 국내에 최초로 로봇수술을 도입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 이사장은 "로봇은 미국은 물론, 유럽과 국내 FDA를 모두 통과한 제품"이라며 "이미 안전성에 대해서는 인정받았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만 문제는 얼마나 로봇수술에 숙련됐는가 하는 점"이라며 "벤츠를 타고 가다가 사고가 났다고 그것이 벤츠 제조사 책임은 아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이 이사장은 한국이 복강경의 선도주자가 된 것도 같은 의미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외과의사들이 복강경 수술에 숙련되면서 세계 어느 나라보다 우수한 술기를 갖추게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의 복강경 수술은 이미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번에 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를 국제학회로 전환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위상이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최초로 개최된 국제학회에는 미국 복강경학회장을 비롯, 유럽 복강경학회장, 아시아 복강경학회장 등 석학들이 대거 방한했다.
또한 첫번째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중국, 대만, 방글라데시 등 10개국에서 복강경 전문가들이 모여들었다.
사실상 미국, 유럽, 아시아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국제학회로 발돋음한 것이다.
이우정 이사장은 "미국 학회에서 별도로 한국 세션을 만들자고 제안하는 등 한국의 위상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이미 한국 외과의사들은 세계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로봇도 결국 복강경의 연장선"이라며 "적응증이 분명한 분야까지 안전성 논란으로 적용하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