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고가의 표적항암제인 글리벡을 중단할 수 있는 국제 표준을 마련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 방법을 활용하면 글리벡 복용을 성공적으로 중단할 수 있는 확률이 66.3%에 달해 만성 골수성 백혈병 완치에 한발짝 다가섰다는 평가다.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 김동욱 교수팀은 최근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 48명을 대상으로 이같은 실험을 진행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진은 혈액을 이용한 초정밀 백혈병 유전자 검사를 통해 2년 이상 백혈병 세포가 발견되지 않은 완전유전자반응 환자 48명을 대상으로 글리벡 복용을 중단했다.
그 결과 이중 39명은 약을 끊어도 암 유전자가 늘어나지 않았고 18개월간의 추적 관찰 중에도 재발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글리벡을 중단한 이후 암 유전자가 증가한 9명의 환자들 또한 글리벡을 다시 투여하자 평균 6개월 내에 백혈병 유전자가 사라져 글리벡 복용을 중단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근거로 하면 결국 글리벨 복용을 성공적으로 중단할 수 있는 확률이 66.3%에 달한다는 점에서 백혈병 완치를 위한 표준을 마련한 셈이다.
이번 연구는 고가의 항암제를 장기간 투약하면서 비롯되는 국가와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아울러 글리벡 복용이 어려운 임산부, 노약자, 부작용이 심한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는 매년 300여명이 새롭게 발생하면서 연간 70억원 이상의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되고 있다.
따라서 연구진은 고가의 표적항암제인 글리벡의 복용 중단이 가능한 환자를 찾아내고 중단 시점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표적항암제 중단의 국제 표준을 만든 것은 한국 의학의 쾌거라는 설명이다.
김동욱 교수는 "글리벡을 복용하지 않아도 될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암 유전자를 1천만배 이상 증폭시켜 환자의 몸속에 남아있는 미량의 백혈병 유전자를 찾아내야만 한다"면서 "이러한 유전자 연구 기술력을 갖추고 국제 표준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를 그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미국혈액학잡지(American Journal of Hemat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