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제가 폐지된 이후 전공의 수련시스템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대한의학회 김재중 수련교육이사는 31일 열린 의학교육학술대회 중 대한의학회 주관 프로그램에서 '전공의 수련시스템의 변화' 발표를 통해 이에 대한 답을 내놨다.
그는 이날 ▲인턴제 폐지에 따른 변화 ▲공통 수련과정 ▲연차별 수련 프로그램 ▲지도전문의 역할 ▲수련 프로그램의 방향 등 4가지 이슈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인턴제도 폐지하면 일차진료가 약해진다?
김재중 수련교육이사는 "인턴 기간을 거치지 않으면 일차진료를 위한 능력을 갖출 기회가 사라져 결국 일차의료가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한국의 의료환경이 '일차의료 인력=일반의'라는 개념이 맞지 않으며 해외 사례를 비춰봐도 인턴을 폐지한다고 일차 진료에 필요한 진료술기를 익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그는 학생들이 진로 탐색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학생실습의 기회는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인턴 과정을 대체할 '공통수련 프로그램' 어떻게 할 건가?
인턴제는 그 과정에서 기본술기를 익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시 말해 인턴제를 폐지하면 각 전문과에서 기본술기를 익히지 않은 레지던트를 받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수 있다는 얘기다.
김 수련교육이사는 "의대 졸업생은 인턴 수련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각 학회별로 전공의 과정 이전에 별도의 수련과정 즉, NR프로그램이 필요할 수 있고 이는 학회별로 입장이 서로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각 전문학회 별로 '우리 학회는 별도의 수련과정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몇개월로 할 것인지' '무엇을 교육할 것인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면서 "의학회는 2~6개월간의 공통 수련과정을 권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여기서 말하는 '공통 수련과정' 즉 NR1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것은 수련과정에서 어떤 일을 시킬 것인가 즉, 인턴 업무를 반복할 것인가"라면서 "파견 나온 타과 NR1에 대한 교육도 현재의 순환근무 정도로 생각해선 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차별로 다른 수련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한 그는 측정이 가능한 연차별 수련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다시 말해 연차별로 수련 성취도를 평가하자는 것. 단계별로 수련교과과정에 충실할 수 있고 수련교육의 질도 높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게다가 이를 전문의 자격시험으로 대체하면 전문의 4년차가 전문의 자격시험 준비로 나타나는 특정 연차에 업무 공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공의 2년차에는 의료 총론적인 부분을, 3년차는 각론으로 들어가 세부적인 지식을, 4년차에는 술기 중심의 구술시험 등 전문의 자격 시험과 동일한 형식으로 평가를 하자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선 지도전문의 제도를 보완하고 평가에 따른 연차별 승급제도를 도입하는 등 제도적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면서 "특히 전문의 고시와 연계해 현재 전문의 고시 체제를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엔 왜 지도전문의가 없을까?
김재중 교육수련이사는 연차별 수련프로그램을 현실화하려면 지도전문의가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책임 지도전문의란, 수련기관에서 해당 전문과 지도전문의 중 해당 전문과목의 전공의 수련을 총괄하는 교수를 말한다.
그는 지도전문의 자격 조건으로 해당 전문과목에서 지도전문의 경력이 5년 이상인 정교수여야 한다고 했다.
지도전문의 역할은 임상 및 학술 부분 관리 감독 이외 인성을 포함한 다면적 평가, 수련환경 관리 등 전공의 수련교육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관리를 담당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턴이 사라지면 수련 프로그램도 바꿔야 한다
그는 또 인턴 기간이 사라졌을 때 분과전문의 혹은 세부전문의 제도에도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분과(세부)전문의 제도가 활성화 되려면 레지던트 수련프로그램과 확실한 차별화가 있어야 한다"면서 "레지던트 과정에서 배워야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정의학과, 내과, 소아청소년과 등 일차의료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문과목은 수련프로그램을 개정할 때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련프로그램 현실화 얼마나 걸리나?
그는 마지막으로 2015년 인턴제 폐지를 전제로 수련프로그램의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는 단기과제로 2014년까지 수련기간을 확정하고 NR1 수련프로그램 정립 및 목표 설정을 꼽았다.
이어 중단기과제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수련프로그램을 완성하고 연차별 수련평가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를 공통역량 함양을 위한 수련프로그램과 접목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각 학회별 수련 프로그램을 완성하고 수련병원 단위에서 실제적인 교육방안을 마련하면 수련프로그램 중장기과제를 완성하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