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중앙대병원에 따르면 최근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도 불구, 감기환자가 크게 증가했다.
실제로 중앙대병원이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4년 사이 감기로 병원을 내원한 환자가 3~4월 다음으로 5~6월이 년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병원에 단순 감기로 내원한 3만978명 환자를 조사한 결과, 연중 3~4월 감기 환자가 19%(5793명)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5~6월 감기 환자가 18%(5546명)로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조사된 것.
이는 한겨울인 1~2월 15%(4,764명), 11~12월 17%(5,434명) 보다 5~6월 감기 환자가 높은 수치다.
이에 대해 중앙대병원 정재우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는 "일반적으로 날씨가 추우면 감기에 잘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감기는 면역력이 저하되는 경우에 주로 발생하는 바이러스 감염"이라며서 "환절기에는 오히려 일교차가 커지면서 신체가 온도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감기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몇 년 동안 5~6월 감기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큰 일교차와 추운 겨울에서 바로 더운 여름으로 변하는 요즘의 기후적 환경요인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결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는 최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기후대가 아열대기후로 변하면서 여름의 길이가 길어지고 봄, 가을의 기간은 짧아지는 등 급격한 외부 온도의 변화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게다가 요즈음은 여름에 실내에 냉방시설이 잘 되어 있어 자칫 냉방병으로 인해 감기에 걸리기 쉽다.
이번 조사에서도 한여름인 7~8월에 감기환자가 년 중 약 14%(4269명)를 차지해 1~2월인 겨울에 비해 그리 낮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정 교수는 여름감기로 불리는 냉방병은 실내온도와 실외온도와의 차이가 심해 체내의 조절기능에 이상을 초래해 감기 증상 같은 두통, 신경통, 요통, 위장장애 등이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
냉방장치는 공기 중 수분을 응결시켜 기온을 떨어뜨리는데 1시간 동안 계속해서 틀면 습도가 30~40% 수준으로 내려가는데, 이런 환경에서는 호흡기 점막이 마르면서 저항력이 떨어져 감기 등 호흡기 질환에 쉽게 걸린다는 게 그의 설명.
정 교수는 "초여름 과도한 냉방은 피하고, 사람들이 많은 곳을 가급적 피해 손을 자주 씻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과로하는 경우에 면역력 저하로 감기에 걸리기 쉬우므로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휴식 및 영양섭취가 중요하며, 과다한 음주나 흡연은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