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 열성경련 환자의 경우 뇌파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뇌전증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이철희) 소아청소년과 황희, 김헌민 교수팀은 열성경련으로 응급실을 내원한 환자 1091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183명의 복잡 열성경련 환자 중 22명(12%)이 뇌전증으로 이행함을 확인했다.
복잡 열성경련은 전신발작이 아니거나, 15분 이상 경련이 멈추지 않는 경우, 24시간 이내에 2회 이상 발작을 보이는 경우다.
복잡 열성경련 환자 중에서도 10분 이상 경련이 멈추지 않는 발작이거나 24시간 이내에 2회 이상 발작을 보이는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뇌전증으로 이행할 확률이 높았다.
또 복잡 열성경련 환자 대상으로 뇌파 검사를 시행한 결과 뇌파 검사 상 경련파를 보이는 경우 뇌전증으로 이행할 확률이 경련파를 보이지 않는 대조군에 비해 5.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열성경련은 소아에서 가장 흔한 신경계 질환 중의 하나로 특히 동양에서 유병율이 높아 전체 소아의 5~7% 정도가 한 번 이상 열성 경련을 경험하게 된다.
대개의 환자에서 뇌전증과는 달리 한 번의 발작만으로 지나가지만, 약 30%정도는 2회 이상 열성경련을 보이거나 고열을 동반한 발작을 보인다.
겉으로 보이는 증상만으로는 뇌전증 발작과 구별이 어렵고 뇌수막염이나 뇌염과 같은 중추신경계 감염성 질환과의 감별도 필요하기 때문에 주의를 요하는 질환이다.
어린 아이가 열성경련을 겪게 되면 보호자는 뇌전증과 추후 이행여부에 대해 걱정하게 되는데,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는 복잡 열성경련의 병력이 있는 경우 뇌전증의 발병확률이 3~4배 정도 높아진다.
특히 다른 신경학적 문제가 있거나 가족력상 뇌전증의 병력이 있는 경우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정도로만 알려져 있기 때문에 검사 시행 여부를 결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뇌전증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검사는 뇌파로 알려져 있는데, 모든 열성경련 환자에게 뇌파검사를 권고하지는 않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뇌파 검사시 경련파를 보이는 경우 뇌전증 위험이 5배 이상 높아짐을 확인하였으므로, 복잡 열성경련 환자는 뇌파 검사를 통해 경련파 유무를 체크하면 뇌전증 이행 여부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황희 교수는 "그동안 열성경련 환자를 대상으로 뇌파 검사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없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복잡 열성경련일 경우에 발작양파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뇌전증 예측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열성경련을 보인 대부분의 아이들이 뇌전증으로 이어지지 않고 다른 신경학적 후유증 없이 잘 성장하기 때문에 특별히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10분 이상 경련이 멈추지 않거나, 24시간 이내 2회 이상 발작을 보였다면 뇌파 검사를 통해 뇌파의 이상 여부를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뇌전증 분야 학술지인 'Epilepsy Research'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