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뇌전증(간질) 환자가 17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유병률은 인구 1000명당 3.52명이다.
하지만 뇌전증 발생률 연구 등의 기반이 되는 코호트 연구를 진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뇌전증학회는 2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와 의무기록조사 자료를 통해 국내 최초로 전국적인 뇌전증 역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국내 뇌전증 환자는 총 17만 1806명으로 파악됐다. 유병률은 1000명당 3.52명이었으며 남성 유병률이 4명으로 여성(3.1명)보다 다소 높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환자가 54.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충청, 강원권이 36.5%로 뒤를 이었고 경상권 환자가 18.8%를 차지했다.
뇌전증의 원인으로는 뇌졸중과 뇌이상이 절반을 차지했다. 또한 뇌 감염이나 해마 경화증으로 뇌전증이 온 환자들도 많았다.
연령별로는 소아 연령이나 20세 미만 환자들은 주산기 손상이나 중추신경계 발달 장애에 따른 뇌전증 빈도가 높았고 중년 환자들은 뇌 외상 비율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국내 대다수 뇌전증 환자들은 국소성 뇌전증을 앓고 있었다. 무려 78.1%가 국소성 뇌전증으로 분류됐으며 전신성 뇌전증이 8%, 특수 증후군이 1.1%를 차지했다.
뇌전증 환자들은 일선 병의원 보다는 대학병원 등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경향이 강했다.
환자의 69%가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거나 받고 있었고 병원이나 일선 의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는 29%에 불과했다.
뇌전증학회 정기영 역학위원회 위원장은 "지금까지 국내에 전국 규모의 역학조사 자료가 전무해 연구에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연도별 유병률 추이와 질병 부담 등에 대해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향후 전향적인 뇌전증 코호트 연구를 통해 발생률에 대한 연구에 착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