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천안병원, 연세대 원주기독병원, 화순전남대병원은 2010년 7월부터 2년 동안 허혈성 심질환 환자에게 관상동맥우회술(CABG)을 한번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종합병원 사이에서도 관상동맥우회술 건수가 최소 0건에서 최대 807건까지 천차만별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허혈성 심질환 환자에게 시행한 관상동맥우회술' 적정성 평가 결과를 26일 공개했다.
심평원은 2010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 2년 동안 관상동맥우회술을 실시한 종합병원 이상 81개 병원 6143건을 대상으로 평가했다.
이는 지난 2011년에 발표됐던 1차 평가에 이어서 진행된 두번째 평가다.
평가지표는 CABG 수술량, 내흉동맥을 이용한 관상동맥우회술률, 퇴원 시 아스피린 처방률, 수술 후 출혈 또는 혈종으로 인한 재수술률, 사망률, 수술 후 입원일 수 등 6개 항목이다.
여기서 수술량은 사망률과 직결되는 지표이기 때문에 적정성 평가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44개 상급종합병원 중 3개 병원은 2년 동안 관상동맥우회술 건수가 한 건도 없었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경희대병원, 고려대 안산병원,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충북대병원은 수술건수가 5건이 안돼 평가는 받았지만 등급에서는 제외됐다.
수술건수를 보면 상급종합병원 41곳이 총 4622건, 종합병원 40곳이 1521건을 각각 기록했다.
상급종합병원은 한 병원이 최고 807건까지 했고, 종합병원은 한 병원이 최고 316건까지 수술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수술건수가 적은 기관은 결과에서 불이익을 받다 보니 진료량 평가가 이중잣대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진료량은 숙련도와 상관있기 때문에 사망률, 재수술률과 상관관계가 커 중요한 평가 항목 중 하나다"고 단언했다.
이 밖에 다른 결과를 살펴보면 흉골 안쪽에 있는 동맥인 내흉동맥을 이용한 수술률은 98%였다. 이 수술법은 장기간 생존을 돕고 재발을 줄일 수 있어 권장하고 있는 수술법이다.
수술에 따른 환자 안전을 평가하는 지표인 수술 후 출혈이나 혈종으로 인한 재수술률은 평균 3.9%로 1차 평가결과 보다 0.5%p 감소했다.
이러한 결과를 모두 종합하면 전체평균은 86.2점, 최하위 점수는 72.8점으로 다른 적정성평가와 달리 하위 등급(4, 5등급)을 기록한 병원은 없었다.
이에 따라 등급결과는 1등급 22곳, 2등급 28곳, 3등급 22곳이었다.
지난 2011년에 발표된 1차평가 때 유일하게 4등급이었던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은 올해 3등급을 받으면서 한 단계 올랐다.
전문가들은 심평원의 적정성 평가 지표에 공감하면서도 등급을 나누는 부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한 대학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수술건수가 적으면 그만큼 경험이 부족하니까 사망률이 높아지게 된다. 당연히 평가결과에 불이익도 갈 것"이라고 공감하면서도 "누구나 1등급을 받고 싶은 마음은 같기 때문에 병원간 무리한 과열경쟁을 부추기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지표를 한번 정하면 끝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고 의학기술이 발전하면 지표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수정,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적정성 평가 결과는 심평원 홈페이지 www.hira.or.kr> 병원평가정보> 평가항목 찾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심평원은 그동안 허혈성심질환 영역에서 시술이나 질환단위로 각각 실시해 오던 평가를 올해 7월부터 관상동맥우회술,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 등을 통합한 허혈성심질환 시범평가를 추진 중이다.
결과를 토대로 2015년 1월 진료분부터 본 평가를 진행해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