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오픈한 고대안암병원 국제진료센터는 지금까지 병원에서 큰 비중이 없었던 분야다. 하지만 최근 국내 환자 감소와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효자 센터'로 등극하면서 병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고대안암병원 국제진료센터를 찾은 외국인 환자는 하루 평균 30여명. 국제진료센터를 통해 입원 중인 환자는 10여명. 뒤늦게 외국인환자 유치에 뛰어든 고대 안암병원으로서는 상당한 성과다.
최근 고대병원 국제진료센터 이희순 센터장을 만나 환자 증가의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이 센터장은 환자 증가의 원인으로 중증도 높은 치료에 집중했던 점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증도 높은 환자를 타깃으로 하다보니 처음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지만, 한번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환자가 환자를 몰고 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고대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의 상당수는 몽골, 러시아 환자. 몽골환자는 신장이식 등 이식수술을 받는 환자가 많고, 러시아 환자는 주로 암 수술을 위해 한국을 찾는다.
이 센터장은 "처음에는 신장이식술로 시작했지만 점차 이식범위가 다양해지고, 암 환자 또한 처음에는 위암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전립선암 등으로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증도 높은 환자만 늘어나는 게 아니다. 최근에는 성형외과, 피부과 등 미용성형 진료에 대한 수요까지 늘면서 환자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식술, 암 수술을 받고 만족한 외국인들이 의료기술에 대한 신뢰가 높아짐에 따라 피부과, 성형외과 시술에 대해서도 먼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게 이 센터장의 설명이다.
환자 증가세를 살펴보면 2009~2010년 환자수와 진료수익은 각각 200%, 250% 증가했고, 2010~2011년에는 각각 100%, 58%로 오히려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1~2012년 환자수, 진료수익 증가율은 각각 61%, 164%를 기록한 데 이어 2012~2013년 상반기에는 90%, 134%로 크게 늘었다.
이 같은 분위기라면 올해말 환자수는 180%, 진료수익은 약 26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환자 비중이 커지자 병원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 센터장은 "처음엔 의료진 1명에 간호사 1명, 코디네이터 1명으로 시작했는데 올해 코디네이터와 간호사가 충원됐다"면서 "이제는 의료진 3명에 코디네이터 4명, 간호사 2명까지 총 9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현재 24평 규모로 공간이 부족했던 국제진료센터도 지하2층으로 옮겨 30평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규모를 확대하면 외국인 환자를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그의 목표다.
그는 "지금은 공간이 협소해 불가능하지만 몇년 후 70~80평 규모로 확대하면 접수부터 진료비 정산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센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희순 센터장은 고대의대를 졸업한 후 미국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수련을 받았으며 82년부터 87년까지 트랜턴(Trenton) 정신병원 스텝으로 근무했다.
이어 87년도 한국으로 돌아와 미국에서의 경험을 살려 한남동 서울 외국인 클리닉(Seoul Foreign Clinic)을 개원, 지난 2009년까지 운영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