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인사 난맥상이 심각하다. 의협 노환규 회장은 최근 이용진 자문위원 겸 기획전문위원을 부회장 대우 기획이사로, 박용언 자문위원 겸 기획전문위원을 기획이사로, 서인석 자문위원 겸 보험전문위원을 보험이사로 각각 임명했다.
이에 대해 송형곤 대변인은 "집행부가 보다 더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각종 의료현안에 효율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추가 인선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환규 집행부의 인사를 들여다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 윤창겸 초대 상근 부회장은 지난해 8월 의협 정관 위배 논란이 일자 사표를 제출했다. 의협 정관 12조에 따르면 상근 부회장과 상근 이사는 임명된 날부터 3개월이 경과한 이후에는 다른 업무를 겸직할 수 없다. 그러나 당시 윤 부회장은 상근하지 않은 채 진료와 의협 회무를 겸하다 결국 사직했다.
그러자 노 회장은 그에게 총무이사 겸 상근부회장 '대우'라는 편법 직책을 부여했지만 마찬가지로 상근이 아니었다. 이 역시 정관 위배 소지가 높다.
노 회장은 윤창겸 상근부회장 '대우'가 올해 초 물러난 후 적임자를 구하지 못하자 얼마 전 상근 이사인 송형곤 대변인 겸 공보이사에게 상근 부회장까지 겸하도록 했다. 송 대변인 한 사람이 상근 이사, 상근 부회장 몫을 모두 소화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용진 부회장 '대우' 기획이사라는 회칙에도 없는 직책을 또 만들었다. 그렇다고 이용진 부회장 '대우'가 상근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노 회장이 측근 중심의 회무를 고집하면서 이런 편법 집행부를 자초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노 회장이 최측근인 이용진 부회장 ‘대우’를 중심으로 회무를 추진하기 위해 '대우' 직책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의협은 노 회장이 주요 현안을 직접 챙기면서 담당 이사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측근 중심의 회무를 강화하면 상임 이사들의 설 자리가 없어질 게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