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노환규 회장을 둘러싼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번에는 노 회장이 의협과 지인을 앞세워 중국에서 건강관리서비스 사업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노 회장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조만간 관련 자료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의료계 인사 A씨는 24일 "지난 21일 의협 상임이사회에서 의협과 중국 회사, 주식회사 '메디얼'이 MOU를 체결했다"면서 "지난 1월 노 회장이 중국 출장을 가면서 건강관리서비스 회사 관계자를 대동하더니 드디어 사업 구상이 마무리된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노 회장이 중국에 건강관리서비스 사업을 하기 위해 의협과 주식회사 '메디얼'을 이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노 회장은 최근 한국형 만성질환관리제를 보건복지부에 제안하자 회장 임기가 끝나면 건강관리서비스를 하려는 포석이라는 의심을 받아왔다.
특히 주식회사 '메디얼'이 지난 5월 설립했고, 자본금이 2억원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대표이사인 J씨가 노 회장의 지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A씨는 "J씨는 헬스케어 매니저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 노환규 회장이 너스케이프, 닥플을 운영할 때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일했다"면서 "이번에 협약을 체결한 것도 노 회장이 사업가 시절 알던 지인을 내세워 사욕을 채우려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자본금 2억짜리 회사가 설립등기 2개월 만에 의협의 사업 파트너라는 게 이해가 되냐"고 되물었다.
그는 "통상 유사사업에 3년 이상 경험이 있어야 MOU 대상 회사로 선정하는데 노 집행부는 3년 이상 업무 경험이 있는 사람을 고용하면 가능하다고 내부 조항을 바꿔 '메디얼'을 사업자로 선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환규 회장은 의료정치세력의 공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노 회장은 25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통화에서 "3자가 MOU를 체결한 것은 맞지만 이는 건강관리서비스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노 회장은 "중국은 의사가 부족하다보니 그간 대만 의사들을 수입해 왔는데 한국으로 눈을 돌린 것"이라면서 "이번 MOU도 중국 측의 제안에 따라 성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회장은 J씨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노 회장은 "J씨는 나와 지인인 것은 맞지만 같이 일한 바 없고, 원래 중국에서 인력을 송출하고, 교육하는 사업을 해 오다가 한국 의사들을 중국에 수출하기 위해 '메디얼'을 만든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 회장은 "1999년부터 2006년까지 건강관리서비스 회사를 운영한 바 있어 문제점과 장단점을 잘 알고 있지만 그 후로는 나와 전혀 상관이 없고, 만성질환관리제로 돈을 벌려고 했다면 왜 내가 이 제도를 반대했겠나"라고 되물었다.
노 회장은 MOU를 둘러싼 의혹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사업을 백지화할 수도 있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이렇게 오해를 받아가면서까지 추진할 필요가 있나 회의가 든다"면서 "사업을 전면 보류할지 여부를 이번주 상임이사회에서 논의하고, MOU와 관련한 모든 자료도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얼마전 이동욱 전 의협 자문위원을 포함한 의사 11명은 노환규 회장이 의협 회비를 횡령했다며 검찰에 고발했고, 조행식 대의원은 노 회장 불신임안을 임시대의원총회에 상정할 움직임이다.
이런 상황에서 MOU를 둘러싼 의혹까지 불거져 친노와 반노간 갈등이 정면 충돌로 치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