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기도 A중소병원 외과 전문의 이모 씨는 이번 추석연휴가 따로 없다. 추석 당일에만 하루 쉬고 연휴 내내 정상진료를 하기 때문이다.
#2 경기도 B중소병원장은 추석 당일과 전날만 쉬고 정상근무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까지는 연휴기간 내내 병원 문을 닫았지만 올해 들어 병원 경영이 악화되면서 불안감이 커진 탓에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최근 팍팍해진 병원 경영에 추석연휴가 사라지고 있다.
특히 병원이 밀집해있는 지역에선 명절연휴 진료도 병원간 경쟁적으로 진료하면서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는 게 병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B중소병원장은 "추석 다음날부터는 무릎이나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주부들은 물론 식중독에 걸린 환자들까지 환자가 꽤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장은 "명절 연휴라도 인근에 경쟁 병원에서 정상진료를 하면 불안해서라도 진료를 할 수 밖에 없는 게 솔직한 심경"이라고 털어놨다.
이처럼 명절연휴 시즌까지 계속되는 진료경쟁에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병원 문을 열어두는 것을 넘어 명절연휴까지 경쟁적으로 진료에 나서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얘기다.
경기도 A중소병원 한 의료진은 "몇년 전만해도 명절에는 당직 의사만 남겨두고 연휴를 즐겼는데 어느새 옛날 얘기가 됐다"면서 "요즘엔 인근 병원들도 연휴에 진료하는 풍경은 흔한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게다가 대학병원들까지 토요일 진료에 나서고 있어 이 같은 추세는 더욱 심각해지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면서 "진료환경이 점점 더 열악해지는 게 아닌가 씁쓸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