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공공병원
의료용 전동침대 저가입찰에 고심하던 중소의료기기업체들이 칼을 빼들었다.
사무용가구 전문업체 '퍼시스'는 중소업체 의료용 전동침대 3분의 2에 해당하는 저가로 공공기관 입찰 40%를 점유해 중소업체들을 고사위기에 내몰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어려움에 처한 중소업체들은 지난 9월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에서 1차 대책회의를 갖고 '의료용 전동침대 특별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발족했다.
이후 대책위는 지금까지 수집한 피해사례를 언론에 공개해 퍼시스 횡포를 적극 알려나가기로 했다.
더불어 대ㆍ중소기업 간 양극화 해결을 위해 설립된 '동반성장위원회'에 의료용 전동침대를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권고를 요청키로 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지정된 업종의 공공 및 민간사업분야에 대기업 참여 제한을 권고함으로써 중소기업을 보호해주는 제도.
대책위는 국내 시장규모와 대기업 시장점유율 등을 고려했을 때 적합업종 지정에 큰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만약 대책위 요청을 받아들인 동반성장위원회가 권고사항을 내린 후에도 시정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소기업청이 퍼시스에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대책위는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에 의료용 전동침대 지정을 추진하는 방안도 수립했다.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이란 공공시장 조달에 대기업 참여를 배제하기 위해 중소기업청장이 지정한 제품을 말하며, 올해 202개 제품이 선정된 바 있다.
대책위에 따르면,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지정은 이미 지난해 7월까지 신청접수가 이뤄져 12월 지정고시가 완료된 상태다.
고시가 3년마다 개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의료용 전동침대 지정이 당장 이뤄지기는 쉽지 않은 현실.
하지만 대책위는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지정과 관련해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추가지정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있는 만큼 해당 산업의 피해사례 등 실태조사를 진행해 추가고시 항목에 포함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지정 추진과 함께 보완책도 마련했다.
가장 빠른 시일에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지정 신청접수를 해도 1개월 이상이 걸리고, 평가기간 역시 6개월 이상 소요되는 것은 물론 복지부ㆍ식약처 등 관련부처 동의도 필요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책위는 '정부조달 중소기업 우선참여제도'를 공공병원에 적극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제도는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사업 중 1억원 미만 소액사업에는 소기업(제조업기준 50인 미만)만이, 1억원 이상 2억3000만원 미만 사업의 경우 소기업을 포함한 중소기업(제조업기준 300인 미만)만 입찰참여를 허용하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중소기업 우선참여제도는 올해 5월부터 시행이 됐지만 공공병원 대부분이 아직 잘 모르고 있다"면서 "해당 제도가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비지정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된 만큼 공공병원들이 이행할 수 있도록 독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