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살 빼는 마약'으로 불리는 펜디메트라진, 펜터민 등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오남용이 심각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향정신성 비만약이 전문의약품이라는 점에서 이런 지적은 의사 처방에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남윤인순 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식욕억제제 요양기관 공급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식욕억제제 공급·유통수량은 3억 7564만정이다.
이중 향정신성의약품은 44.6%인 1억 6735만정, 비향정신성의약품은 55.4%인 2억 829만정이 공급됐다.
전년도와 대비해 식욕억제제 공급량은 31.2%, 향정 식욕억제제는 29.6%, 비향정 식욕억제제는 32.5%가 증가한 것이다.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는 '체질량지수 30 이상', '4주 이내 복용'이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권고를 따를 경우 400만여 명이 복용가능한 양이다.
하지만 현재 시중에 공급되는 식욕억제제 양을 보면 장기 복용 및 다량 복용하고 있거나 비만이 아닌 자가 복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남윤인순 의원은 "식욕억제제 사용량이 지속 증가하는 것도 문제지만,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의 사용이 100정 중 45정 꼴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남윤인순 의원은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를 ▲DUR 점검대상 포함 등의 제도개선과 ▲선진국과 같이 부작용이 큰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의 판매를 제한하는 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는 중독성과 의존성이 높은 마약류 성분으로, 장기간 복용시 폐동맥 고혈압, 심장판막 질환 등 심각한 심장질환이나 우울증·불면증 등을 일으킨다.
지난 2009년에는 30대 여성이 '펜터민 중독'으로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