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의료비 부담의 하나인 상급병실료 해결을 위해, '국민행복의료기획단'은 상급종합병원에 한해 전체 병상중 75%를 일반병실로 전환하거나, 2~4인실도 일반병실과 유사하게 비용처리하여 그 비율이 80%에 이르도록 하자는 안을 제시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일반병실은 얼마나 부족하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일까?
OECD국가들의 평균과 비교하면, 한국의 총병상수는 2배, 급성기병상으로 국한해도 1.7배이다.
건강보험공단과 고려대 윤석준 교수팀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은 기본 입원료의 20%만 환자가 내는 일반병실(4~6인실) 비율이 64.9%였다.
64.9%를 대입하여 우리나라 일반병실수를 추정하면 인구 1000명당 총병상 기준 6.23, 급성기병상 기준 3.83으로 OECD국가들의 총병상수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다.
총병상 기준 일반병실은 9.6x64.9%=6.23이며, OECD 평균은 4.8이다. 급성기병상 기준 일반병실 역시 5.9x64.9%=3.83으로 OECD 평균 3.4보다 많다.
일반병실 수를 기준으로 평가하더라도, 병상수는 공급과잉 상태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병실 수가 아닌 재원일수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체 입원 환자의 평균 재원일수는 15.8일로 OECD 다른 국가 평균 7.5일의 2배 이상이고,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에 국한해도 1.5배이다.
감사원은 '고령사회 대비 노인복지시책'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2012년 1~3월 전국 1100여 곳의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 10만 7895명 중 3만 1075명(28.8%)이 사회적 입원의 범주에 든다고 봤다.
또 이들은 의료 처치를 거의 안 받기 때문에 요양시설(요양원)에 가는 게 더 적합한데 요양병원에 장기간 입원함으로써 건강보험에서 연간 2083억원이 추가로 나간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에 입원중인 환자 2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재원일수는 15.9일이었다(2013년 10월22일 기준).
15일 이상 입원환자 36.1%, 30일 이상 입원중인 환자는 14.4%이었는데, 장기 입원환자들 가운데는 요양병원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상급종합병원에 입원을 요하는 환자가 아닌 '사회적 입원'(의료적인 면에서는 퇴원하거나 다른 병원으로 전원이 가능하나 사회적, 가정환경적 요인으로 퇴원하지 못하고 장기적으로 입원)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다.
일반병실 부족은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도 소수의 병원에 국한되어 있고 그 원인도 단순히 다인실 부족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번 입원하면 자신의 편의를 위해 다른 급성환자들에게 병상을 양보하기를 거부하는 병원 이용자의 도덕적 해이와도 무관하지 않다.
모든 문제를 공급자의 오류로만 보고 해결하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공급자 뿐 아니라 수요자 측면에서도 병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의료자원의 분배'에 대한 원칙과 운영에 대해 좀 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