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이 내수시장에서 규모를 키운 뒤 해외로 진출하는 것과 정반대로 까다로운 품질기준과 CEㆍFDA 인증을 요구하는 선진국 시장부터 타깃으로 삼은 것.
지난 25일 기자와 만난 디알젬 박정병 대표이사는 내년 상반기부터 경상북도 구미에 연간 디지털 X-ray 3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검증받은 디지털 X-ray, 즉 'DR'(Digital Radiography) 장비에 대한 국내영업도 한층 속도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50개 제품에 달하는 모든 DR 장비가 유럽 CE 인증을 받았고, 일부 품목의 경우 미국 FDA 인증까지 획득해 이미 해외시장에서 성능을 검증받았다"고 자신했다.
이어 "전 세계 70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DR 장비를 내년부터 국내 의사들에게도 적극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품질이 낮은 X-ray 장비로 검사받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박 대표는 "중동국가만 하더라도 X-ray 촬영을 할 때마다 조사되는 방사선량을 기록할 정도로 장비와 환자 방사선량 관리가 철저하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선진국은 비롯한 각국 정부가 환자를 위해 저선량ㆍ고해상도 영상을 구현하는 X-ray 장비 도입에 투자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여전히 낮은 품질의 X-ray 장비를 사용해 방사선 피폭량이 많고 재촬영도 심각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꼬집었다.
원인은 X-ray 저수가에 있다.
그는 "예를 들어 태국의 X-ray 수가는 1만 1000원에서 1만 5000원인데 반해 OECD 국가인 한국은 만원도 채 안 된다"며 "가뜩이나 경영악화에 시달리는 중소병의원들은 X-ray 촬영을 해도 수익이 되지 않기 때문에 품질은 떨어져도 가격이 저렴한 장비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저수가로 인해 의사들이 저선량ㆍ고해상도 영상을 구현하는 X-ray 도입을 주저한다면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서비스 질 또한 낮아지게 된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정병 대표이사는 "정부가 저선량 등 X-ray 장비 성능을 고려해 보험수가를 차등해 올려주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